▲ 서부전선

[미디어펜 = 정재영 기자]사회가 지닌 섬뜩함과 잔혹함에 대해 반어와 풍자를 담고 있는 유머를 ‘블랙유머’라고 한다. 이 유머의 결정판을 보여줄 영화가 바로 천성일 감독의 신작 ‘서부전선’이다. 올 추석 시즌에 개봉하는 ‘서부전선’이 관객들에게 선사할 '블랙코미디'는 어떨까.

'서부전선'의 영화적 배경은 6.25 전쟁이다. 해당 영화에서 설경구는 농사짓다 끌려온 남한 병사 남복 역을 맡았고 여진구는 탱크를 책으로만 배운 북한병사 영광 역으로 분했다. '서부전선'은 전쟁의 야만적인 상황을 통해 코미디를 만들어낸다. 
 
6.25 전쟁의 야만적인 상황이란 원래 본질적으로 슬픈 코미디다. 남한과 북한의 전쟁이 시작되면 군인들은 나라를 위해 싸우지만 원래 남과 북은 똑같은 한 나라였기에 동족이 동족을 죽이는 괴상한 형국이 펼쳐진다. 아버지가 같은데 자식들끼리 총을 겨누는 것 만큼 슬픈 코미디가 또 어딨을까. 
 
영화 속의 남복은 원래 평범한 농사꾼이다. 영광 역시 공부 좋아하고 풋풋한 연애나 꿈꾸던 보통의 학생이었다. 그런 두 사람이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의 한복판에 투입된다. 남복은 이유도 모른 채 끌려왔으며 영광도 전쟁에 참전하지 않으면 배신자로 몰리는 상황 때문에 징용됐다. 
 
결국 '서부전선' 안에서 스스로 자원한 사람은 없거나 부곽되지 않는다. 이는 '서부전선'이 전쟁의 위용보단 병폐에 대해 극명하게 드러내고 싶기에 그렇다. 이를 위해 '서부전선'은 진지하고 멋진 군인 캐릭터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방정맞고 허술한 인물군들을 표현한다.
 
관객들은 사람이 죽어가는 아비규환 속의 있는 그들을 바라보다가 역설적이게도 웃음을 유발하게 된다. 심각한 상황에서는 작은 해프닝이 금새 코미디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서부전선'에는 이런 '웃지마 코미디'들이 가득하다. 이는 '서부전선'의 유력한 흥행포인트인 될 것이다. 더불어 앞서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각본으로 코미디의 저력을 과시한 천성일 감독의 탁월한 유머센스는 특유의 ‘웃지마 코미디’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다.
 
‘블랙유머’를 통해 관객의 심리를 자극하는 ‘서부전선’의 특별하고 의미있는 메시지가 올 추석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추석연휴 가족과 함께 유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블랙코미디’의 매력에 푹 빠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