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간밤 미국 증시가 또 다시 폭락했다. 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던 8월 고용지표가 기대치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주간 단위로 따져봐도 미 증시는 올해 들어 가장 부진한 한 주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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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밤 미국 증시가 또 다시 폭락했다. 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던 8월 고용지표가 기대치를 하회했기 때문이다./사진=김상문 기자 |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10.34포인트(-1.01%) 내린 4만345.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4.99포인트(-1.73%) 내린 5408.4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무려 436.83포인트(-2.55%) 급락한 1만6690.83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 단위로 보면 S&P 500 지수는 4.3% 하락하며 2023년 3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하락의 재료는 시장의 관심이 이례적으로 집중됐던 8월 고용지표였다.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그간의 부진을 씻고 미 증시가 반등할 수 있으리라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였다. 오히려 결과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물량을 집어던지는 투매 장세가 연출됐다.
미 노동부는 미국 시간으로 6일 오전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4만2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고용 증가폭은 지난 7월보다는 커졌으나 시장 전문가 전망치인 16만1000명은 하회했다. 실업률은 7월(4.3%) 대비 낮아진 4.2%로 시장 예상치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결과로 발표됐다.
긍정과 부정이 뒤섞인 결과였지만 시장은 단 하나의 방향을 정해야만 했고, 결과는 ‘팔자’였다. 그 중심에는 또 다시 대형 기술주들이 자리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의 중심에서 어느샌가부터 세계 경제의 ‘경기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4.1% 하락했다. 전날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가이던스(향후 실적 전망)을 발표한 브로드컴(-10.36%)은 10% 넘게 폭락했다. 아마존(-3.7%)과 메타(-3.2%), 알파벳(4.1%) 등도 모두 3%대 이상 떨어졌다.
고용지표 발표라는 큰 재료를 소화한 시장은 이제 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주목한다. 시장이 경기침체 불안감에 사로잡혀 투매 장세를 연출한 것은 연준으로 하여금 한층 더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주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 번에 기준금리 50bp(1bp=0.01%포인트)를 인하하는 소위 ‘빅컷’에 대한 요구다.
빅컷을 하면 마치 시장이 진정될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면도 있지만, 정작 실제 빅컷이 단행됐을 경우는 경기침체 우려를 연준이 ‘공식화’ 하는 효과를 내면서 침체 분위기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미 연준의 이번 FOMC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증시는 다음 주 금요일인 오는 13일 이후 18일까지 4거래일간 추석 연휴로 인해 휴장한다. 이때도 미 증시는 똑같이 열리는데, 심지어 연휴 기간이 끝나고 장이 개장하기 직전인 9월 19일 새벽 3시경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제대로 대비할 시간도 없이 시장의 가파른 변동성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 노동시장이 정상화를 넘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면서 “서비스업 경기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연착륙 가능성이 크지만, 이전보다 침체 위험 자체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경계는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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