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9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영화업계 분야별 대표들을 만나 내년도 영화 분야 예산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문체부가 지난 달 28일에 발표한 2025년 정부 예산안에서 영화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12.5% 증가한 829억 원이 편성됐다. 이는 코로나19 이후에도 한국영화산업의 회복이 생각보다 느림에 따른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재부흥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의 예산 지원 방향을 영화계에 공유하고, 새롭게 지원하는 부분에 대한 업계 의견을 담아 현장에서 원하는 지원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
|
|
▲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9일 2025년 영화 예산 지원과 관련한 영화업계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문체부 제공 |
이번 토론회에는 연출, 제작, 투자, 배급, 상영 등 영화 전 분야 대표들이 참석했다. 특히 중예산영화 지원이 새롭게 중점 편성된 만큼, 중예산영화 관련 업계 대표들도 참여했다. 연출 분야에서는 최근 개봉했던 변요한 신혜선 주연의 '그녀가 죽었다'를 연출한 김세휘 감독을 비롯해 '경관의 피', '아이들...' 등을 연출한 이규만 감독이 참석했고, 제작 측에서는 '드라이브', '특송' 등을 제작한 엠픽쳐스 김봉서 대표이사, '파일럿', '달짝지근해:7510' 등을 제작한 무비락의 김재중 대표, '잠'을 제작한 루이스픽쳐스의 김태완 대표가 참석했다.
또 배급 분야에서는 뉴(NEW) 김재민 대표, (주)마인드마크 김현우 대표이사, 롯데컬처웍스 최병환 대표이사가 참석했고, 투자 분야에서는 펜처인베스트 김주형 상무, 솔레어파트너스 이영재 투자부문 대표이사, 케이시(KC)벤처스 이정석 전무가 참석했으며, 상영 분야에서는 (주)메가박스중앙 남용석 대표, 시제이 시지브이(CJ CGV) 허민회 대표이사 등이 함께했다.
업계에서는 중예산영화 지원에 대한 반가운 마음을 표했다. 김세휘 감독은 “상업성을 고려하다 보니 영화의 특색 있는 매력이 투자사에 따라 변하는 경우가 있다”며 “'파묘' 사례처럼 마니아적인 요소들이 더 대중의 관심을 끌기도 하는 만큼, 신인 감독들이 참신한 시도를 할 기회를 얻는 좋은 지원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규만 감독은 “흥행을 위한 정해진 틀이 있는 대형영화에 비해 중예산영화는 창의성을 살려 도전적 시도를 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며 “이번 지원을 통해 감독들이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창작에 전념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영화계에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직접적으로 던져주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환영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엠픽쳐스의 김봉서 대표이사는 당시 제작비에 맞춰 '올드보이' 촬영에 임했던 신인 제작진이 지금은 한국영화산업의 탄탄한 기반으로 성장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지원이 신선한 배우, 신인 제작진에게 기회를 주면서 작품의 질을 높여 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1억 달러 수익을 창출한 호주 영화 '톡투미(talk to me)' 역시 공공 지원을 통해 제작되었는데, 중규모 장르 영화를 지원하고 있는 호주 사례를 보면 의미가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투자 분야에서도 중예산영화 제작 지원이 신규 창·제작사 유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KC벤처스 이정석 전무는 “최근 검토하고 있는 영화 시나리오의 양과 질이 저하되고 있음을 느끼는데, 이에 따른 투자 감소의 악순환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획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중요하다”고 기획개발 지원예산 증액에 대한 환영 의견도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유인촌 장관은 “규모와 무관하게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에서 마중물을 제공하고, 연출·제작·투자·배급·상영 모두 한 목표를 갖고 좋은 영화 한 편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도 예산 지원을 시작으로 현장 의견을 반영해 지원 방식을 개선하고 실제 산업적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체부는 이번 토론회 이후에도 업계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내년도 공모 사업추진계획을 면밀하게 수립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