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일단 구매보류"…구매자 "내차 괜찮나"

[미디어펜=고이란기자] 폭스바겐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위기를 맞았다. 배출가스를 조작해 판매한 것이 들통나면서 최고경영자(CEO)가 사퇴하는 등 독일의 자랑 폭스바겐이 국제적 망신거리로 전락한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폭스바겐 사태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폭스바겐 사태를 지켜보는 소비자들은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 24일 서울 강북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지난 24일 서울 강북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임 모씨는 “폭스바겐 골프 차량을 구매하기로 결심하고 여러 번 보러왔는데 사태가 터지니 구매가 망설여진다”며 “평소 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미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부와 폭스바겐코리아의 구체적인 대책마련이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내차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정해진 것 없다”는 대답이다.

아우디 A3를 구매한 자영업자 박 모씨는 “차를 자주 바꾸는 편이라 중고 매물로 내놓을 수도 있는데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다”며 “국내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지도 의문이고 내차 연비가 얼마나 떨어질지도 모르겠고 차라리 다른 차를 샀어야하나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여론도 좋지 않다. 온라인 포털사이트와 SNS 등에 게재된 글을 살펴보면 한 누리꾼은 “폭스바겐만 그런가? 다른 회사는? 다 조사해야한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폭스바겐 사태가 디젤차에 대한 불신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다른 누리꾼은 “주행 중에 창문과 에어컨으로 배기가스 들어오는데 운전자는 괜찮은 건가? 도로 위 폭스바겐 다 민폐 아닌가요?”라고 꼬집기도 했다.

답답한 소비자들의 물음에 시원한 답변을 줘야할 폭스바겐코리아는 “아직 독일 본사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폭스바겐 전시장 관계자는 “전시장은 별다른 동향이 없고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어떻게 조치하라고 연락도 없다. 아직까지 출고도 이상 없이 잘되고 있다”면서 “다만 일부 고객들이 구매를 진행한 영업사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상담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부는 미국에서 적발된 차종 중 국내에서 판매되는 폭스바겐 골프, 제타, 비틀, 아우디 A3 등 4종을 수입차 하역항인 경기 평택항에서 확보하고 조작이 이뤄졌는지 집중 조사에 들어갔다.

환경부는 “현재 조사 예정인 차종이 미국에서 적발된 차종과 엔진이 달라 상이한 차종을 조사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됐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인증 모드 운행과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해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이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