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국 전 한국일보 회장은 회장 재직시절이던 1990년대 중반 라스베가스에서 큰 돈으로 도박을 하여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2002년에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한국일보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하락세를 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물투자 손실’은 ‘금융도박’ 차원에서 한국일보의 전철을 닮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선물투자는 제로섬 게임으로 ‘도박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최 회장의 선물투자 손실로 인해 SK텔레콤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는 시장의 목소리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러한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최 회장 개인 돈이기 때문에 회사 경영과는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하이닉스와 최 회장 선물투자가 겹쳐서 SK텔레콤 경영에 차질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SK텔레콤은 “하이닉스와 계약은 절차대로 했다.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최태원그룹회장의 대규모 선물투자손실, 하이닉스 인수, 제4이통 출현 등으로 격변기에 돌입해 있다. |
그러나,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검찰의 개략적 정황 포착은 “SK그룹 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에 투자한 2800억원 중 992억원을 최태원 회장 형제가 개인투자 등에 쓴 것으로 보고 있고, 그중 SK텔레콤과 SK C&C가 베넥스에 투자한 500억원이 자금 세탁을 거쳤다”는 것이다. 베넥스는 선물투자 의혹에 있어서 중간 역할을 한 것과 관련해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회사이다.
또한 하이닉스 반도체 회사 인수가격은 3조 4267억원이고, 2~3조 원을 은행에서 차입하고 보유 현금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 시기가 최태원 회장의 ‘선물투자 소환 시기’와 맛물려, 일부에서는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에 상당한 우려의 시각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를 예정대로 진행한 셈이다.
장재국 전 한국회장의 경우, 라스베가스 투숙 호텔에 기록된 ‘장존’의 기록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사 당시 장재국 회장측은 “장존과 장재국은 동일인물이 아니다. 장존은 제3의 다른 인물이다”고 주장을 했지만, 결국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처럼 현재 SK그룹측은 “선물투자에서 잃은 돈은 최 회장 개인의 돈일뿐 회사의 돈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의 경영 자금인 것으로 확인되거나, 혹은 실재 회삿돈이면서 회사 사주가 적당한 방법을 동원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면,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의 자금 조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회사 이미지의 타격도 예상되며, 그에 따른 무리한 하이닉스 인수와 맛물려 자금 악화가 경영 악화로 이어질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향후 최태원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발표가 SK텔레콤의 미래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SK텔레콤은 하빈저 투자에 대해서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
한편, 최태원 회장의 선물투자와 관련해, SK텔레콤의 자금이 투자됐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 계열사들은 지난 2년 동안 4천억원을 하빈저캐피탈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은 지난 2009년 5월 하빈저의 ‘글로벌 오퍼튜너티 브레이크웨이’펀드에 1천251억 원을, 지난해 10월에는 하빈저캐피탈의 대주주인 미국 라이트스퀘어드에 675억 원을 투자했고, SK네크워크도 지난해 3월 2천262억 원을 투자해 하빈저의 ‘차이나 드래곤’펀드의 지분 40%를 인수했다.
하빈저캐피탈은 최태원회장에게 선물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은모씨가 일했던 곳으로 운용내역이 드러나지 않은 블라인드펀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최태원회장이 SK계열사를 동원해 투자한 하빈저캐피탈이 SK자금을 선물에 투자한 것으로 검찰조사결과 밝혀질 경우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 SK텔레콤은 “전자공시에 정확히 기재한 내용이고, 하빈저에 투자한 금액은 사실이지만, 하빈저가 선물투자와 관련된 회사인 것은 아니다. 또한 선물투자한 금액은 최회장의 개인돈일 뿐이다. SK텔레콤의 하빈저 투자는 전혀 문제없다.”고 답변했다. 하빈저와 최태원 회장의 선물투자 내막에 대한 검찰조사 결과 발표가 SK텔레콤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