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
KT 국정감사 당시 KT 임원의 술접대를 받은 것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최종원 민주당 국회의원이 자신이 걸려있는 ‘정경유착’에 대해 함구한 채, 도리어 종편 4개사를 싸잡아 비판하는 오류를 범했다. 민주당 문방위원 소속인 최종원 의원은 11월 30일 민주당 문방위원 일동 밑에 ‘최종원’의 이름을 넣어서, 이와 같은 비판을 했다.
민주당 문방위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도 역시 KT 술접대에 참석한 양문석 방통위원의 부적절한 처사에 대해서 어떤 논평도 없이 ‘조중동매경’을 매도하는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똥묻은 똥개’가 ‘뭘’ 나무라겠다는 것인가!!
민주당 방통위원들은 규탄성명서에서 “방송법 개정악법의 핵심은 거대보수신문사가 방송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것으로, 이는 이명박 정권과 밀월관계를 유지해 온 거대보수신문에게 먹거리를 몰아주고, 이에 대한 댓가로 정권과의 밀월관계, 즉 권언유착을 통해 한나라당 정권을 유지, 연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겠다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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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 |
권언유착을 말하는 민주당은 ‘정경유착의 강한 의혹’을 받은 양문석 방통위원에 대해서 어떤 논평도 하지 않았었다. 도덕적 자격이 없는 민주당이 ‘조중동매경의 공동 개국쇼’에 맞춰서 의례적으로 배포하는 ‘보도자료’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KT 술좌석에 참석했던 최종원 의원 이름까지 버젓이 들어있다.
민주당 방통위원들은 분명히 “불법적 절차로 무력으로 날치기 강행처리된 방송악법의 산물 조중동매경 거대보수 신문의 종합편성채널의 출범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오늘 공동축하 개국쇼에 참석하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찍어야겠다. 민주당 의원이 참석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특종감이다.
민주당은 ‘밀월관계’를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 진보의 대표신문인 한겨레와 민주당은 밀월관계가 아닌가 아닐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한겨레가 단독보도한 ‘최종원 의원과 양문석 방통위원 사건’에 대해서 민주당이 함구하는 그 이유는 무엇인가
민주당은 한겨레까지 권언유착으로 배관시하고 있는가 ‘한겨레가 그래도 살아있는 민주언론’이라고 민주당이 받아들인다면, 민주당은 한겨레의 불편한 보도에 대해 반응은 보였어야 옳았지 않을까
민주당의 언론관은 헌신짝같다. 먹거리 몰아주면, 언론이 꼬리마냥 흔들어댄다고 생각하는 인식관 자체가 몰상식 그 자체다. 도대체 언론을 뭘로 보는가 그래서 민주당은 ‘한겨레의 KT술접대 보도’에 대해 당혹해하고 있는 것인가 민주 언론이 민주당한테 그래서는 안되는데 그렇게 했다는 식인가 자기편끼리 싸우는 그런 오발탄으로 평가하는 것일까
아주 구시대적 발상이다. 언론을 이념의 시녀로 매도하는 민주당의 이번 규탄 성명서는 자신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고 본다.
미디어렙법 여야합의사항도 문제다. 그저 형식적 합의에 불과하다. 미디어렙법을 제정하지 못한 것을 놓고, 민주당은 오로지 “한나라당 탓”으로만 돌리는데, 야당 책임은 하나도 없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민주당이 ‘KBS 녹취록 파문’과 관련해, 한선교 한나라당 간사를 물고 늘어지면서,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가 지연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규탄 성명서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등에 업고 국회의 입법권마저 무력화 시킨 채 종편채널의 광고영업을 규제할 수 있는 미디어렙법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광고 영업에 돌입한 상태다”고 말했다.
말같지도 않는 말이다. 미디어렙법을 제정할 수 있었던 3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했으면서, 그저 방통위원회 탓만 하고 있는 것이다. 비판도 중앙선이 있는 법이다. 지금 시대는 박원순 서울 시장 선거전에서 보여줬듯이 ‘신뢰성 있는 비판’이 필요한 때이다. 낡은 정치 구호는 풍전등화처럼 꺼지는 겨울이 된 것이다. 원자력 시대에 민주당은 ‘FTA 날치기’라는 아주 구석기식 낡은 정치 구호로 촛불이나 켜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