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 “이제는 자유주의를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미디어펜=김규태기자] 자유경제원은 2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지난 8월 새로이 출범한 마포시대를 기념하여 ‘대한민국의 자유주의를 말하다’ 세미나를 개최했다. 자유경제원은 자유경제원의 원론이자 원칙인 자유주의를 다시 한번 검토해보자는 취지로 세미나 자리를 마련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자유경제원 前 원장)는 소설가 복거일 선생 이래로 시작된 한국에서의 자유주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자유주의를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점에 대하여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김정호 교수는 “과거 자유기업센터(자유경제원 전신)가 시작했던 자유주의 초기만 하더라도 시장경제라는 용어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낯설어할 정도였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후 시장경제라는 말이 퍼졌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공동체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오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개인주의라는 것은 개인이 궁극적인 결정권을 갖는다는 것이고, 공동체를 부인하거나 공동체에서 부과하는 의무를 저버리면 안 된다”면서 “개인주의 및 자유주의가 배격하는 것은 전체주의”라고 지적했다. 전체가 나에게 어떤 의사결정을 부과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는 언제나 화합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자유주의가 마주해야 할 과제로 애국심 고취-태극기 방화의 문제,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규정하는 헌법조항의 폐지 및 재벌 총수의 사면 여부, 지난 엘리엇 사태에서 빚어진 국내기업에 대한 시각, 국가보안법과 주한미군에 대한 관점,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 등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유는 성장과 통일의 수단이 아니다
자유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배진영 인제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이슈라 할 수 있는 성장과 통일에 대한 자유주의자의 관점을 피력했다.

배진영 인제대 교수는 “지난 70년은 화려한 번영의 역사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분단의 역사였다”면서 “자유는 이를 위해 어느 정도 희생해도 되는 성장과 통일의 종속적인 또는 수단적인 가치로 전략하고 만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배진영 교수는 “역사는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삼은 자들의 편에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성장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경제정책은 언제든지 개인의 자유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경제의 눈부신 성장에 대하여 배 교수는 “정부의 시장 친화적 정책에 의해 유발된 또는 촉진된 개인들이 이룩해낸 성취라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경제발전 초기 이를 위한 정부정책이 자유 신장 또는 시장경제의 확산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일에 대하여 배 교수는 “자유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다”면서 “자유 없는 통일은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통일은 사회적 기본가치 및 (민주주의와 같은) 절차적 가치가 아니며, 그것은 단지 한민족의 과업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 자유경제원은 2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지난 8월 새로이 출범한 마포시대를 기념하여 ‘대한민국의 자유주의를 말하다’ 세미나를 개최했다. 자유경제원은 자유경제원의 원론이자 원칙인 자유주의를 다시 한번 검토해보자는 취지로 세미나 자리를 마련했다. 발제자인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자유경제원 前 원장)가 한국에서의 자유주의 역사를 회고하고 있다./사진=자유경제원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전용덕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는 “집밥 백선생은 요리와 음식을 간단히 보여주는데 우리 자유주의는 왜 그게 되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면서 “자유의 성공과 전파를 위해서 대중의 관점에서 정부의 신성화 정당화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용덕 교수는 “자유가 최고의 정치적 목적이 되어야 한다”면서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폐지하자는 폐지론자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점진적으로 고쳐나가자는 얘기는 실제로는 영원히 바꾸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전 교수는 이어 자유주의 프로그램의 승리를 위하여 필요한 조건들로 “현 체제가 위기 상황이라는 인식과 특정 사회적 이상의 승리에 바쳐지는 자의식 강한 운동의 존재, 소수 전문가들의 존재”를 강조했다.

자유의 성공과 전파, 집밥 백선생처럼 대중의 눈높이로
우리의 나아갈 방향은 ‘자유주의 시장경제’

마지막 네 번째 발제자로 나선 황수연 경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자유란 ①남으로부터의 제약, ②정부당국이나 여론의 힘 등 다른 사람들로부터 오는 강요 없이, 무해의 원칙-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황수연 교수는 반자유주의 사상 및 그에 대한 자유주의적 대안들을 검토하면서 진보주의, 환경 보호주의, 사회적 정의와 산업 정책 등에 관해 논평했다.

특히 황 교수는 사회적 정의(Social Justice)에 관하여 “사회적 정의 옹호론자들은 결과의 평등을 목적으로 삼고 사람들을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집단의 구성원으로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황 교수는 경제민주화 등 한국에 불고 있는 경제 민주주의(Economic Democracy)에 관하여 “특정 집단(노동자 노조 농촌 사회적기업 등)에 대해 정부 특권을 부여하는 등의 기존 방침을 계속한다면, 경제 정책에서 연고주의 조류는 바꾸어지지 않을 것이고, 지대 추구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하여 황 교수는 “그 결과 우리가 겪는 것은 저성장이고 저발전일 것”이라면서 “우리의 나아갈 방향은 자유방임 경제 정책, 자유주의 시장 경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