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로 지구촌 영유아의 보건의료 돕는 "국제 어린이 마라톤"

[미디어펜=이상일기자] 국제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과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2015 국제 어린이 마라톤'을 개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전 세계 5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고자 2011년부터 매년 각국에서 어린이 마라톤을 열고 있다.

'달리는 것만으로도 남을 도울 수 있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서울을 비롯해 미국 워싱턴, 호주 시드니, 중국 베이징,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다양한 형식의 기부 레이스를 펼친다.

연합뉴스TV가 후원한 이날 서울 대회에는 6∼16세 아동 1천800명과 가족 1천200명 등 3천여 명이 참가비 1만 원씩을 내고 함께했다.

김미셸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은 개회식에서 "여러분의 마라톤 참가 비용은 에티오피아 란파로와 마라코 지역의 보건 요원 양성과 필수 의약품 구매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라며 "가족과 친구와 함께 걷고 달리시면서 세계 곳곳에서 질병과 배고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를 함께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은 환영사에서 "국제 어린이 마라톤은 달리기를 통해 어린이가 어린이를 돕는 귀한 체험"이라며 "6·25 전쟁 때 우리를 도왔던 에티오피아의 영유아 보건을 돕는 이번 행사의 취지가 널리 퍼져 더 많은 이가 동참하도록 연합뉴스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5회 연속 동참한 참가자 가운데 대표로 선발된 10명의 어린이가 무대에 올라 "어린이가 어린이를 돕는 국제 어린이 마라톤 지금 시작합니다"라고 개회를 선언했다.

참가자들은 마라톤 시작에 앞서 '질병을 이겨라 줄다리기', '영양실조와 한판 승부', '내가 캠페이너', '깨끗한 물을 찾아서', '염소브로치 만들기', '한 생명을 살리는 슈퍼 히어로' 등의 체험 부스를 찾아 고통받는 아이들의 현실을 느끼며 행사의 의미를 새겼다.

이번 마라톤은 4.2195㎞의 미니 코스를 따라 빨리 가는 그룹과 천천히 가는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코스 중간마다 말라리아(1㎞), 저체온증(2㎞), 영양실조(3㎞), 식수(4㎞) 등 5세 미만 영유아의 생명을 앗아가는 사망 원인과 해결책을 알기 쉽게 설명한 체험 부스가 설치돼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신생아가 하루 생존하면 28일을 살 수 있고, 28일을 살면 5세까지 살 수 있고, 5세까지 생존하면 70세까지 질병으로 말미암은 사망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줄어든다"면서 "참가비 1만 원이 한국에서는 점심 한 끼 값에 지나지 않지만 에티오피아에서는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 필수약품 5종, 말라리아 방지 모기장, 신발, 신생아 보온담요 전부를 살 수 있는 비용"이라고 소개했다.

정한나(9)·정시온(6) 두 자녀와 함께 의정부에서 참가한 정석주·김혜천 부부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남을 돕는 게 몸에 밸 수 있도록 하려고 데리고 나왔다"며 "마라톤 중간에 마련된 체험 코스를 들러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의 아픔에 공감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 종로구 대신중학교 2학년의 강태규 군은 "부족함 없이 쓰는 물이 에티오피아에서 이렇게 귀하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내년에도 참가한 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안양에서 온 아빠와 함께 참가한 김민진(10) 군은 "불쌍한 아이들을 돕는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모르고 달렸다"며 "학교에도 알려서 내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달리겠다"고 즐거워했다.

지난해 숨진 5세 미만 지구촌 영유아는 약 630만 명에 이르며 이들 중 상당수가 설사, 말라리아, 폐렴처럼 의료 상황에 따라 치료받을 수 있는 질병으로 숨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들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해 '전 세계 모든 어린이의 다섯 번째 생일을 지켜주자'는 취지로 국제 어린이 마라톤을 통해 'Hi5' 캠페인을 널리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