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韓 침묵에 ‘사퇴’ 압박 시작…리더십 리스크 초읽기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며 시도했던 ‘당정 관계 재정립’이 신기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을 수습하지 못하면서 실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과 동일한 이름으로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이 다수 게시됐지만, 3주가 가까운 시간 동안 충분한 해명이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계파갈등이 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명확하게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사이 친윤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1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을당협위원장은 22일 SNS를 통해 “이슈로 이슈를 덮을 단계가 지났다. 스스로 사과하고 당 대표로서 책임을 지고 내려오시기를 바란다”며 한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당원게시판 문제를 해결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 분란이 일어나고 있다. 한 대표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계파갈등이 발생하는 책임은 한 대표에게 있다고 꼬집었다.

한 대표가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것에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한 대표 가족이 논란에 관여된 당사자인 탓에 수습이 불가능하다는 시각과 한 대표가 논란을 완벽히 진화할 ‘한 방’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한 대표의 입장 표명이 늦어질수록 리더십에 상처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대표의 침묵을 사실상 ‘혐의 인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만남에서 “평소 한 대표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당원 게시판)사건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느낌이다. 한 대표가 확실하게 해명해야 분란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이 쇄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 대표의 입지를 축소하고 있다. 앞서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제기된 부정 의혹에 ‘쇄신’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이른바 ‘한남동 7인회’로 지목됐던 강기훈 선임행정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대통령실은 인적 쇄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당내에서는 한 대표가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재발화되기 전 입장을 표명해야 이슈를 이슈로 덮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현재까지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한 추가 대응을 묻는 질문에 “어제 충분히 말씀드렸다. 그것으로 갈음해 달라”고 말했다. 전날 “수사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밝힌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데드라인으로 여겨지는 25일 전까지 논란을 해명하지 못할 경우 리더십 리스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 이슈를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못한 채 25일로 예정되어 있는 전략적 휴전 기간이 지나버린다면 한 대표의 리더십은 한계를 맞이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25일 이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는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대표 끌어내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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