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씨에서 ‘한자 쉽게 나누기’ 출판...5000원 판매중

“전자책도 아주 잘 팔려요. 왜 블러그에 무료로 게재하나요 책을 내세요. 제가 팔아드릴께요” 우연하게 알게 된 박용수 북씨 대표가 했던 말이다. 블러그에 게재했던 ‘소설 재건축 신문’을 보고서, 전자책 출판을 권유한 것이다. (책만드는 사람들 http://www.bucci.co.kr/)

22일 ‘한자 쉽게 나누기’ 책을 북씨에 올렸다.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북씨에 회원가입을 하고, 가입 과정에서 인터파크에 가입을 한 다음에 통장번호를 입력했다. 책이 팔리면 입금될 통장번호다.

전자책은 23일 인터파크에 등록됐다. 하루 만에 표지 디자인이 나오고, 한글화일이 전자책으로 변환된 것이다. 북씨 직원은 현재 4~5명, 작가는 2000명에 이른다. 1년 전, 북씨의 전자책 판매수익은 거의 적자 수준이었다. “한국에서는 종이책이 대세”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한 달에 ‘4~5만원’ 수준에 머물렀던 판매수익이 현재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박용수 대표는 “내년 6월에는 대기업에서 출판시장에 참여할 것이다. 내년 6월 이후 북씨 매출은 매월 6000~7000만원을 예상하고 있고, 곧 매월 1억 매출이 눈앞에 다가올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 대표의 자신감은 ‘작가로서’, ‘기자로서’ 당당한 포부였다. 다양한 언론사 경력을 가지고 있는 박용수 대표는 언론사 시절 후배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그렇게 인용하면 못 쓴다. 남이 발품해서 그 기사를 썼는데, 만나지도 않은 인물을 만난 것처럼 인용하면 안된다. 그것도 저작권법에 해당된다”고 따끔하게 충고했다고 한다.

한미 FTA가 물론 절차상 논란이 아직 있지만, 저작권법 수준이 미국 저작권법으로 강력해지면서, 작가들의 입지가 좋아지게 됐다. 지금까지는 저작권법으로 손해받은 액수를 소명해야했지만, 개정된 저작권법으로는 소명 절차없이 1000만원 벌금이다. 또한 영리목적으로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면 5000만원 벌금이다.

만약, 웹하드에 포인트를 받으려고 남의 소설 50개를 그냥 올렸다면, 5억원의 벌금을 물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가상 소설이 아니다. 실제 저작권법이 실시되는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기준이다.

북씨는 현재 2600권의 표지 디자인에 대해서 자체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만약 타 출판사에서 북씨의 표지 디자인을 임의로 도용할 경우, 5000만원 벌금에 해당된다. “그 정도쯤이야”라고 그 동안 생각했던 ‘그저 가져다 쓰기’가 이제는 원천 봉쇄되는 것이다.

북씨는 그 동안 책 표지에 있어서 자체적 디자인 연구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했고, 강화된 저작권법을 후광으로 그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태블릿 PC가 점차 보편화되고, 초등학교에서 전자책 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추세가 점차 늘어나면서, 향후 전자책 출판 시장이 종이책 출판 시장과 어깨를 겨누게 될 경우, 북씨의 위상은 더욱 뜨게 될 전망이다.

'한자 쉽게 나누기' (저자 장창훈) 교육 서적이 12월 23일 북씨를 통해서 출판됐다. 인터파크에서 구입가능하다. 가격은 5000원.
▲'한자 쉽게 나누기' (저자 장창훈) 교육 서적이 12월 23일 북씨를 통해서 출판됐다. 인터파크에서 구입가능하다. 가격은 5000원.

북씨는 전자책 전문 출판사다. 북씨에 책을 업로드하면, 박용수 대표는 가장 먼저 ‘저작권법’으로 그 책을 꼼꼼히 점검하고, 작가들에게도 저작권의 위험성에 대해서 각별히 고지한다. 모르고서 남의 저작물을 임의로 도용했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현재, 종이책 출판사들은 책들의 홍수에 시달리고 있다. 신간 서적이 나와도, 웬만해서는 금새 헌책으로 묻혀버린다. 대략 종이책 1000권을 출판할 경우, 작가가 직접 출판 비용을 지불할 경우, 500만원~1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만약 작가가 유명인이거나, 원고가 엄청 재밌다면 출판사는 출판비용을 포함해서 홍보비용을 투입해서라도 작가와 출판 계약을 맺게 된다. 인지세는 대략 7~10%다.

원고가 아무리 재밌다고 해도,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는 수많은 신인작가들 원고로 인해서 좋은 책들이 출판 시장에 빛을 보기도 전에 사장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장된 책들의 숫자는 교보문고에 출판된 종이책보다 더 많을 지도 모른다.

전자책이 출판시장의 지도를 바꿔놓았다. 단행본 책은 보통 원고량 600~700매 분량이다. 책으로 250~300페이지 분량이다. 소설이든, 시집이든, 교육 서적이든, 어떠한 분야에 대해서라도 한글 워드로 작성해서 북씨에 업로드하면, 바로 다음날 전자책이 출판된다. 인지세는 50%나 된다.

북씨는 이러한 사람을 ‘작가’로 우대하고, 아직은 미비하지만, 생각보다는 많은 액수의 현금을 작가가 벌게 해주고 있다. 어떤 내용도 괜잖다. 남의 것을 그저 카피한 것만 아니면 된다. 순수 저작물로서 자신이 직접 쓴 내용이라면, 그것은 곧 책이 되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