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총선을 6개월 앞두고 현역인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이 13일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서초갑은 여당 후보 티켓을 놓고 두 여성 정치인의 맞대결로 주목받게 됐다.

우선 이 지역에서 17·18대 국회의원 재선을 한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권토중래'를 노리며 일찌감치 도전장을 낸 상태다.

이 전 최고위원은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지역구 활동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보폭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됐으나, 현재는 박근혜 대통령과 다소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제 분야의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인물로도 꼽힌다.

이 전 최고위원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다.

18대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조 전 수석은 이 전 최고위원,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과 함께 활발히 활동하면서 '여성 트로이카'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박근혜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하는 등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됐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난항을 겪는 데 대한 책임을 지는 형태로 지난 5월 정무수석을 사퇴한 그는 사실상 서초갑 출마로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수석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주위에서 출마 권유를 많이 받았고, 여러 의견을 들으면서 깊이 고민 중"이라면서도 "지난 1976년부터 40년째 서초 지역에 살면서 17대 총선 때 출마 권유를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가까운 조 전 수석의 전략공천 가능성과 관련해 이 전 최고위원은 "약속을 생명보다 소중히 여기는 박 대통령이 전략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어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역대 투표를 보면 서초갑은 당이 아닌 사람을 보고 뽑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전 최고위원과 조 전 수석이 '무주공산'을 놓고 격돌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입'으로 통했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도전장을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수석도 서초구에 28년째 사는 '서초 토박이'다.

이 전 수석이 출마할 경우 서초갑에선 전·현직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세 명의 정치인이 양보 없는 3파전을 벌이는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국가정보원 1차장과 주 홍콩 총영사를 지낸 전옥현 서울대 초빙교수도 서초갑 출마 후보군에 거론된다.

한미관계와 대북 정책에 정통한 전 전 1차장은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