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인터넷신문 등록 요건 개정안을 두고 정부와 미디어 매체 간 대립이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는 14일 취재인력과 편집인력 수를 늘리고 서류 제출 요건을 강화한 인터넷신문 등록 요건 개정안을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국무회의를 거쳐 발효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 인터넷신문과 미디어 매체를 비롯해 언론계 반대가 만만치 않아 등록 요건 강화 시행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은 현행 인터넷신문 등록제 요건인 취재인력 2명 이상을 '취재인력 3명 이상'으로 취재·편집인력 3명 이상을 '취재·편집인력 5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더불어 취재와 편집 담당자 명부만 제출하도록 돼있는 서류 제출 요건을 '취재·편집 담당자의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국민연금·건강보험·산재보험 중 한 가지 이상의 가입내역 확인서'로 강화해 법적 실효성을 확보했다.

인터넷신문·서비스 사업자가 청소년보호책임자를 지정하고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도 신설했다.

정부는 현재 간단하고 쉬운 인터넷신문 등록제가 사이비 언론을 잉태하는 주된 모태가 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5877개의 인터넷신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단 한 건의 기사도 송고하지 않은 업체는 전체의 43.8%인 2572곳에 달했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없는 경우도 전체의 25.5%인 1501곳에 이르렀다.

그러나 업계를 중심으로 이 같은 정부의 규제 강화가 '언론자유 훼손'이라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이 규제 대상인 인터넷신문을 중심으로 한 명시적 반대의 목소리가 부각되는 상황이지만 최소한의 규제 필요성을 지적하는 견해도 팽팽히 맞선다.

기업 유관단체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한국광고총연합회와 한국광고주협회 등 단체는 13일 신문법 시행령 개정 촉구 성명을 통해 인터넷신문사 급증이 기업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으며 등록 요건을 정부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상황에서 굳이 매체를 설립하는 이유는 광고라는 요소가 개입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책임감이 뒷받침되지 않는 표현의 자유는 또 다른 권력의 행사일 뿐"이라며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이비 언론이 저절로 소멸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