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석유화학업계가 수요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역시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올해도 설비 투자를 줄이고, 비용 절감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의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익 확보를 위한 비용 절감 활동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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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여수공장 전경./사진=LG화학 제공 |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3분기 누적 37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롯데케미칼 역시 3분기 누적 6601억 원의 적자를 봤다. 한화솔루션도 케미칼 부문에서 3분기 누적 67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1481억 원으로 전망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이나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역시 적자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부진은 중국의 공급 과잉 때문이다. 중국은 설비 증설을 통해 석유화학 공급량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중국 내수 부진이 이어졌고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중국으로의 판매에 어려움이 컸으며, 가격경쟁력까지 약화시켰다.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은 100%에 달한 상태다.
업계 내에서는 올해 역시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올해도 약 700만 톤의 에틸렌 증설에 나설 계획이지만 중국 내수는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실정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해는 그나마 상황이 나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급격한 실적 개선은 없을 전망”이라며 “그나마 적자가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석유화학업체들의 장기 부진이 예상되자 비용 절감 움직임은 확산되고 있다. 먼저 LG화학은 올해도 설비 투자를 줄이고, 비용 효율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8일 화학산업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CAPEX(설비) 투자가 수요에 맞게 조율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비용 효율화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해에도 연간 4조 원의 설비 투자를 계획했으나 2조 원 중반대로 낮춘 바 있다.
롯데케미칼도 설비 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3조 원 규모였으나 올해는 1조7000억 원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여수공장에서 원가 절감에도 나선다.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 연간 81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여수 2공장 일부 라인에서 생산을 중단하면서 운영 효율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과 금호석유화학 역시 자체적으로 생산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등의 활동에 나서면서 장기 불황에 대처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수요 불황과 중국 공급 과잉 여파로 올해 내내 비용 절감 활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시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비용 절감 활동을 펼쳐 나갈 것 같다”며 “불황 속에서도 활로를 찾기 위해 스페셜티 위주로 사업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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