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 국내 자산운용업계에 대해 대형 연기금의 해외투자를 담당할 수 있도록 분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산업 국제화: 방향과 정책’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의 해외투자 수수료 규모가 연간 1조원에 육박하는데, 국내 자산운용사는 거의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 아니라 자산운용업계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향후 30년 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을 꼽으라면 휴대폰도 반도체도 아닌 자산운용업”이라며 “국민들이 점점 금융자산을 쌓아가고 있고, 이는 전부 자산운용업계를 통해 운용되고 재투자되고 있다”고 말했다.
1000조원에 달하는 국내 금융자산이 2020년에는 17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자산운용업계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전세계 추세로, 해외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국내 운용사들은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려한다는 설명이다.
또 황 회장은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국내 현지법인 설립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외국 자산운용사들이 현지법인을 차리면 일단 금융위나 금감원 관리 하에 놓이게 되고 포트폴리오를 컴프라이언스 등 일부에게만 자료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운용담당자와 교류를 못하게 된다”며 “한국 고객에게 하는 거 외에 글로벌 네트워크가 차단되는 만큼 외국 운용사가 국내에 법인을 차릴 의미가 없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디까지 개방할 것이냐는 고민이 되겠지만, 열어주지 않는다면 ‘동북아 금융허브’라는 말은 꺼내지도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