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3사,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전망
전기차 타이어 교체 시기 도래…실전 개선 기대감↑
트럼프 행정부, 새로운 변수…업계 불확실성 초래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와 고인치 프리미엄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 전략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연간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조2173억 원, 영업이익은 1조7259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3년(매출 8조9396억 원·영업이익 1조3279억 원) 대비 각각 3.1%, 3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금호타이어는 전년 대비 11.2% 증가한 4조4923억 원의 매출과 45% 늘어난 595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 역시 매출 2조8940억 원(7% 증가), 영업이익 2109억 원(12.8% 증가)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기차 및 고인치 타이어 등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은 한국타이어 44.8%, 금호타이어 42.0%, 넥센타이어 35.9%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 EnnoV 포스터./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전기차 보급이 단기간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분에 관련 타이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특성상 타이어에 높은 내구성, 저소음, 에너지 효율성, 접지력 등이 요구되면서 이를 충족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업계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22년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전기차 전용 브랜드 '이노뷔'를 론칭해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넥센타이어는 별도의 브랜드는 없지만, 전기차 전용 제품군을 확장하며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의 배터리 무게와 높은 토크 특성으로 전기차 타이어는 내연기관차보다 교체 주기가 짧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 타이어 교체 주기가 약 4~5년인 반면, 전기차는 2~3년으로 짧아 추가적인 수요를 창출한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20% 이상(약 200kg) 무겁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순수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019년 약 230만 대에서 2021년 670만 대로 3배가량 증가했다. 2021년 이후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전기차 타이어 교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주기가 도래한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순조로워 보이는 타이어 업계의 변수는 트럼프 정부의 출범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출범은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타이어 산업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재도입될 경우 국내 타이어 제조사들의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 판매 축소에 의한 타이어 업계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관련 정책 철회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그린 뉴딜(친환경 산업정책)'을 종식하고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정부가 신설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축소 또는 폐지 가능성도 커진 만큼 미국 시장의 전기차 판매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타이어 3사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재등장으로 인한 외부 변수는 타이어 업계의 외연 확장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