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K9 자주포 중심으로 미국 시장 공략
한화오션, 필리조선소 인수 ‘신의 한수’…협력 확대 기회
김승연·김동관 미국 네트워크 활용해 사업 확대 지원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그룹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국 내에서 사업 기회가 점차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방산·조선 부문에서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올해 연말까지 태양광 복합 생산단지를 건설하고 미국 내 영향력을 높일 전망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동관 부회장도 미국 내 사업 확대를 전면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상승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사진=한화 제공


◆트럼프 2기 출범에 미국 투자 빛 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건설·인수하고, 신규 수주에 나서면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런 한화그룹의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맞물리면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 육군은 자주포 도입을 검토 중인데 한화에어로스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역시 후보 중 하나다. 탄약·장약을 100% 자동으로 장전할 수 있고, 분당 최대 9발 이상의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과 포탑 자동화 운용 등을 앞세워 수주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 협력이 유력한 산업 분야로 방산이 꼽힌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외에도 다연장로켓 천무, 다목적 무인차량 등 다양한 무기체계와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협력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앞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1억 달러를 투입해 필리조선소 인수를 확정했다. 이곳은 미국 현지 거점으로 향후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은 물론 함정까지 건조해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요청해 사업 기회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역시 미국 현지 생산능력 확대로 인해 수혜를 볼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현재 조지아주에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태양광 모듈 생산기지 ‘솔라 허브’를 구축 중이다. 이곳에서 잉곳, 웨이퍼, 셀, 모듈을 모두 생산해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지만 태양광 발전 역시 경제적이기 때문에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태양광은 멋진 산업”이라며 “확대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그동안 중국은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저가 판매를 이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견제가 시작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일부터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중국 태양광 제품에도 관세가 부과되면 한화큐셀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그동안 미국에서 투자를 이어온 게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빛을 발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내 투자를 한 기업은 확실히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한화그룹에도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승연·김동관 동반 지원…미국 국방부 출신도 영입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도 미국 사업 확대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에 올랐다. 이는 재계 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히는 김 회장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방산사업의 미국 진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 트럼프 1기 취임식 때에도 국내 10대 그룹 총수로는 유일하게 참석하기도 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최근 미국 내 주요 인사들을 만나 그룹의 사업역량을 알렸다. 김 부회장은 트럼프 2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부장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장관 지명자, 마이크 왈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났다.

방산과 조선에서 협력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 새 정부의 주요 국방안보 책임자들과 미팅을 갖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미국 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더그 버검 내무부장관 후보자를 만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들으면서 한화큐셀까지 챙겼다. 

오너일가가 미국 사업을 직접 살펴보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화그룹의 미국 내 사업은 빠르게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미국 사업을 챙기는 것과 함께 미국 국방부 핵심 관료 출신을 영업하면서 힘이 더욱 실리고 있다”며 “오너일가가 뚝심 있게 사업을 추진한 것이 새로운 기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