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인도서 150만대 생산 능력 확보
현대차, 인도 맞춤형 3륜·4륜 EV 콘셉트 공개
기아, 콤팩트 SUV '시로스'로 현지 공략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인도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회의 땅' 인도에서 현지 생산 확대와 친환경 신차 투입으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8일 인도자동차판매사협회(FAD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55만9984대의 승용차를 판매했고, 기아는 55만9984대를 팔았다. 현대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615대 늘어났고, 기아는 전년 대비 1만 대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늘었지만 점유율은 양사 모두 소폭 하락했다. 현대차는 14.23%에서 13.75%로 내렸고, 기아는 5.87%에서 5.83%로 하락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2위, 기아는 6위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2위, 기아는 6위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양사 모두 소폭 하락했다. 현대차는 14.23%에서 13.75%로 내렸고, 기아는 5.87%에서 5.83%로 하락했다.

일본 스즈키와 인도 마루티의 합작 회사인 마루티 스즈키가 총 163만9978대를 판매해 1위에 올랐다. 마루티 스즈키의 점유율은 40.26%에 달한다. 전년 대비로는 0.59% 내렸다. 3위는 53만8221대를 판매한 타타모터스가 차지했고 49만169대를 판매한 마힌드라가 49만169대로 뒤를 이었다. 

◆ 인구 1위·중산층 증가 인도, 글로벌 자동차 허브로 부상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진행된 현대차그룹 2025년 신년회 HMG 라운드 테이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동남아시아의 자동차 허브로 급부상했다. 인도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시장이다. 우선 약 14억 명이 넘는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인도는 자동차 구매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또 경제 발전과 소득 증가로 인해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중산층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자동차 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인도는 전기차 생산 및 판매 거점으로서의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다. 인도 전기차 시장은 지난 2023년 기준 약 153만 대 규모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친환경차 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자동차 시장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부터 '최소 5억 달러를 인도에 투자하고 3년 안에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에게 최대 100%인 수입 전기차 관세를 15%로 대폭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경제 강국으로 부상한 인도 시장을 글로벌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전동화 생태계 조성과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인도에 방문해 직접 현지의 미래 성장전략을 점검하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인도 시장에 대한 진심을 보여줬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와 현대차그룹간 다각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 회장이 2023년에 이어 지난해 또다시 인도를 다시 방문한 것은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인도 사회의 중추적 모빌리티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다양한 사업적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다. 인도는 독립 100주년인 2047년까지 선진국으로 도약한다는 국가 비전 ‘Viksit Bharat(발전된 인도) 2047'을 추진하고 있다.

◆ 현대차그룹, 생산능력 확대·전동화 생태계 조성 주력

현대차그룹은 1996년 현대차가 인도시장에 진출한 이후 28년간 견고한 성장을 이어왔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 1998년 타밀나두주 첸나이 공장에서 첫 모델 쌍트로를 양산하며 인도 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인도 내에서 매출 기준으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다. 기아도 지난 2019년 첫 판매 이후 SUV 경쟁력을 필두로 단기간에 연간 20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성공적으로 현지 기업공개(IPO)도 마쳤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은 외국계 완성차 기업으로서는 인도 증시 사상 두 번째다. 내년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는 현대차는 '모빌리티 혁신기업, 그리고 그 너머'를 목표로 2030년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단기간에 인도 주요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한 기아도 '기아 2.0' 전략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 3륜 및 마이크로 4륜 EV 콘셉트./사진=현대차 제공

우선 현대차그룹은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해 인도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장 변화를 면밀히 예측해 다양한 차급과 파워트레인에 걸쳐 최적의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에 유연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수요가 늘어난 SUV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EV, HEV 등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인도 첸나이 현대차 1·2공장,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운영 중이며, 푸네 지역에 현대차 3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에 위치한 푸네 공장은 현대차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적용해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1단계 17만 대 생산 규모로 시작해 오는 2028년 총 25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거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 첸나이공장은 지난 2023년 도장라인 신설 및 추가 설비 투자를 집행해 기존 77만 대에서 82만4000대로 생산능력이 증대됐다.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도 올해 상반기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혼류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연간 43만1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푸네 공장까지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총 150만 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또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동화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전기차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셀, 배터리팩 등 주요 부품의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전기차 공급망 현지화를 추진한다. 또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적극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EV 라인업 강화…현지 특화 마이크로모빌리티 양산 계획도

현대차·기아는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SUV와 EV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인도 시장 특화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인도에 크레타 EV를 포함해 총 5개의 전기차 모델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2일(현지시각) SUV 모델인 크레타 기반의 신형 전기차 '크레타 일렉트릭(EV)'을 공식 출시했다. 크레타 EV는 지난 2015년 출시한 현대차의 첫 인도 전략 SUV인 크레타의 전기차 모델이다. 크레타 EV는 1998년 인도 첸나이 공장이 생산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다.

   
▲ 송호성 기아 사장 등 임직원들이 시로스 양산 기념식을 진행하는 모습./사진=기아 제공

현대차는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용률이 높은 인도 현지 특성에 맞게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마이크로모빌리티 보급을 통해 인도 고객들의 이동 경험 향상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세우고, 향후 인도 시장에 활용 가능한 3륜 및 마이크로 4륜 EV의 양산을 검토하기로 했다. 마이크로모빌리티는 전기 오토바이, 초소형 전기차 등 친환경 동력을 활용한 소형 이동 수단으로 인도, 아태 등지에서 대중교통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인도 마이크로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하고 3륜 및 마이크로 4륜 EV 콘셉트를 공개했다. 현대차가 공개한 3륜 및 마이크로 4륜 EV의 콘셉트는 콤팩트한 사이즈에 시장 내 기존 차량 대비 탁월한 주행감과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향후 3륜 및 마이크로 4륜 EV 양산시 열전도율 감소용 페인트와 폭우 대비를 위한 방수 소재의 사용을 검토하는 등 현지 환경에 적합한 모빌리티를 지속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아도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위치한 인도 공장에서 콤팩트 SUV '시로스' 양산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아는 인도 현지 생산, 판매에 앞서 맞춤형 차량을 만들기 위해 시장 분석을 면밀히 진행했다고 밝혔다. 시로스는 도심형 SUV로 사전 계약 1만258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다음 달 1일 인도 시장에서 시로스 가격을 공개하고 판매 개시할 예정이다. 기아는 아태, 중남미, 아중동 지역으로 판매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송호성 사장은 "기아의 새로운 모델인 시로스는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다양한 첨단 사양과 편안한 실내 공간 등을 갖췄다"면서 "시로스를 통해 인도 현지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 제공하고 인도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