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물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LCC(저비용항공사)들이 화물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 LCC 출범 등 업계 지각변동에 앞서 사업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3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선 누적 항공화물 운송량은 전년(2023년) 374만 톤 대비 12% 증가한 총 419만 톤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미주(87만 톤), 중국(71만 톤), 유럽(61만 톤) 순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은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글로벌 물류 수요가 급증했고, 해외 직구(직접구매) 시장 활성화로 항공화물 운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기존 해운 중심이었던 글로벌 물류 흐름이 점차 항공화물로 이동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항공을 통한 물류 이동이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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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항공 항공기./사진=이스타항공 제공 |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LCC들은 기존 여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화물 운송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LCC들은 기내 화물 적재 능력을 극대화하고, 유연한 노선 운영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대형기 A330-300 기종을 도입해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면서 화물 운송을 강화하고 있다. 밸리 카고 스페이스를 활용해 전자, 자동차 부품과 기계류 등 대형 화물을 ULD(항공화물 탑재 용기)로 수송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도 화물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021년부터 밸리카고를 이용한 화물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방콕, 나리타, 바르셀로나 등 6개 노선에 취항하고 있으며, 직접 취항 외에도 인터라인을 통해 전체 90개의 노선에서 화물사업을 확장해 운영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지난해 화물 운송량은 총 3만7422톤으로 전년(2023년 3만228톤) 대비 23.8% 늘었다. 수하물과 우편물을 제외한 순화물량은 총 2만3424톤으로 양대 항공사와 화물전문 항공사를 제외한 국적사 최대 수송량이다.
최근 이스타항공도 화물 운송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15일 인천~방콕 노선에서 첫 화물 운송을 시작했으며 다음 달부터는 도쿄, 오사카, 타이베이, 상하이, 정저우 노선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화물 운송은 여객기 내 수하물 칸을 활용한 '밸리 카고' 형식으로 △이커머스 상품 △전자 제품 △자동차 부품 △의류 △과일 등을 주로 수송하게 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 이커머스 상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화물 운송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CC들이 화물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단순히 화물 수요 증가 때문 만은 아니다. 여객 사업만으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항공업계는 고유가, 환율 변동,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LCC들은 저비용 운영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여객 운송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항공화물 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는 전략이다.
또 전자상거래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서 항공화물 시장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 선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은 올해 전 세계 항공화물 수요는 전년 대비 5.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ATA은 올해가 항공화물 산업의 또 다른 좋은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등 다양한 글로벌 상황은 항공화물 산업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물류 대란과 중동·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항공화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전자상거래 플랫폼 성장과 물류 패턴 변화로 인해 항공화물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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