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좌)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우)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롯데그룹이 2차 왕자의 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지난 8월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승리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달 초부터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선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소송전, 지분 확보, 여론전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한·일 경영권을 장악한 동생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파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신동주·동빈 형제의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도 16일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계자는 장남이 될 것"이라고 신 전 부회장 지지를 공식 선언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에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도하는 대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신 총괄회장에게 맥락을 자세하게 보고하고 그때 가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종현 롯데그룹 상무는 "롯데는 상법의 지배를 받는 기업으로서 주주총회, 이사회 등의 의사결정을 통해 운영돼야 한다"며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이같은 절차에 따라 기업을 운영하는 기본 틀은 앞으로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신 총괄회장이 인터뷰에서 "아직 10년, 20년이고 더 일할 생각"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90세가 넘는 나이에 경영 활동을 10년, 20년 더 하겠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이고 명확한 판단에 의한 것이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제 전쟁의 시작"이라며 추가 소송을 예고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일본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한국 법원에는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및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한 상태다.

여러 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에 소송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측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부장급 이하 직원으로 구성된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의 지분 중 27.8%를 차지하는 주요주주로 이들의 지지를 확보하느냐가 향후 주주총회 승리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상법상 절차인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신 전 부회장 측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그룹 사업과 개혁 과제를 이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이 장기화하면서 롯데면세점 재승인, 호텔롯데 상장(IPO) 등 당면 과제가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