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사 중 하위권에 속하는 하나카드와 우리카드가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해외여행 특화카드 ‘트래블로그’의 흥행과 독자결제망 구축에 따른 비용절감에 힘입어 지난해 순이익이 급증했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 증가했다.

   
▲ 사진=각사 제공


특히 ‘트래블로그’가 환율우대 100%, 해외이용 수수료 면제,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으로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트래블로그’는 2022년 7월 출시된 해외여행 특화상품으로 지난해 가입자 700만명을 돌파했다.

또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은 38.4%에서 지난해 말 기준 46.9%로 뛰었으며,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개인)은 2조49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5%나 성장했다. 이는 전체 취급액의 43.3%로, 자산순위 7위임에도 해외체크 부문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나카드가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제이드(JADE)’ 또한 인기몰이를 하면서 연회비 수익이 17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하나카드의 일시불 매출이 75조7673억원으로 5.5% 증가했고, 거듭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수익성이 극히 낮아졌음에도 수수료이익(3107억원)이 전년 대비 44.6% 늘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4% 늘었다. 금융지주계열 카드사 중 순이익 꼴찌를 기록했으나 증가폭은 가장 컸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4027억원, 221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4.7%, 29.6%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독자결제망 구축에 따른 비용절감이 꼽힌다.

우리카드는 2021년 11월 독자가맹점 구축 사업에 착수한 후 2023년 3월 독자가맹점 100만점 모집을 돌파했으며, 같은 해 7월 첫 독자 신상품 ‘카드의 정석’ 3종을 선보이며 비용 효율화 기반을 마련했다. 3년여 만에 독자가맹점은 200만개, 독자 회원은 250만명을 넘기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전까지 우리카드는 독자결제망이 없어 BC카드에 연간 약 1000억원 규모의 수수료를 지불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수료비용이 5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감소했으며 수수료수익은 7821억원에서 7825억원으로 소폭 늘어 수수료손익은 2294억원으로 전년 대비 43.5% 증가했다. 누적 이자비용은 4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 늘었지만 수수료비용이 줄면서 이를 상쇄했다.

카드대출 확대 또한 우리카드의 순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신용판매 매출은 7조8930억원으로 전년보다 8.6% 줄었다. 반면 카드론 매출은 3조9640억원으로 16%(6310억원) 늘었다. 전체 신용카드 자산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26.5%에서 31.6%까지 확대됐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카드금융 확대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 마케팅 비용 최적화를 통한 운영 효율의 개선으로 당기손익이 증가했다”며 “올해는 독자 카드 매출 비중을 더 늘려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절감된 비용은 마케팅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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