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제11회 부산불꽃축제가 23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4일 막을 올린다. 이번 부산불꽃축제에서 부산시와 문화관광축제조직위는 올해부터 관광 상품화를 위해 광안리 해수욕장 백사장 중심에 6천 석 가량의 유료좌석을 마련했다. R석은 10만원, S석은 7만원이다.

유료좌석 예약이 시작되자 그동안 바가지요금으로 '악명'이 높았던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 상인들이 가장 큰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이전에는 불꽃축제 개막일이 정해지면 그 한 달 전부터 예약이 시작돼 최소 보름 전에 마감됐다. 올해는 19일을 기준으로 호텔 등 주요 숙박시설의 예약률이 높아봐야 60∼70% 수준에 불과하다.

숙박시설 외에 음식점, 커피숍, 주점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 커피숍에서는 광안리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불과 몇십m 떨어진 '명당'인 1층 테라스의 당일 예약이 비어있다.

일부 호텔은 1인당 홀 이용요금을 낮추기도 했지만 예약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 한 업소는 예약을 접수하고 있다며 매장 앞에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예전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매년 불꽃축제 때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에는 평소 요금의 5배 이상을 요구하는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렸다. 10만원대인 주변 호텔의 패키지 상품(1박+2인 조식)은 50만∼60만원까지 치솟았다. 10명 이상 단체 손님 예약만 받는 노래방은 1인당 1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횟집에서는 창가 자리를 음식값 포함해 120만∼150만원에 팔고 근처 노래방과 패키지로 예약하면 200만원까지 받았다.

일부에서는 심지어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 부산 불꽃축제 유료화…바가지 없어져 ‘상인들 울상’./사진=미디어펜

시민의 세금으로 열리는 불꽃축제를 기회 삼아 상인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반발이 잇따랐다.

상인들은 주변 교통이 통제되고 매장 내 테이블 회전율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등의 이유로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지난해 축제 때 한 식당을 예약했던 김모(34·여)씨는 "올해는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불꽃축제를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태섭 부산시관광협회 회장은 "예약 손님들이 백사장 유료좌석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예전과 같은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