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지난해 발생한 폭력 범죄 5건 중 2건은 '우발적인' 동기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청은 지난해 발생한 모든 범죄의 발생과 검거 자료, 최근 5년간 범죄 추이 등을 담은 '2014 범죄통계'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외국인 범죄와 범행 동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올해 통계자료에는 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사기 등 주요 범죄에 대한 국적별·범행 동기별 분석이 추가됐다.

경찰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체 범죄건수는 177만9000건으로 전년보다 7만8000건(4.2%) 감소했다.

죄종별로 보면 지능범죄(-9.3%)와 절도범죄(-7.7%)가 많이 줄었다. 수사관이 적극적으로 민원상담에 나서 불필요한 고소·고발을 예방하고, CC(폐쇄회로)TV 통합관제 설치 등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범죄예방디자인(CPTED·셉테드) 활동을 펼친 덕분이라고 경찰청 측은 풀이했다.

발생건수 대비 검거건수 비율인 검거율은 지난해 78.3%로 전년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사기범죄(7.3%포인트), 성폭력 범죄(6.5%포인트)에서 검거율이 크게 개선됐다.

불법 사금융,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 서민경제 침해사범에 대한 특별·상시단속을 실시하고 일선 경찰서에 성폭력 전담수사팀을 추가로 설치해 적극적인 검거활동을 벌인 결과라고 경찰청 측은 설명했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범행 동기 분석을 보면 폭력, 살인, 강간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범죄가 많았다. 우발적은 홧김에, 충동적으로, 사전 계획 없이 저지른 경우를 의미한다.

폭력은 전체 발생건수의 42.5%가 우발적 동기에 의한 범죄였다. 가정불화(1.6%), 현실불만(1.3%) 등 차순위 동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살인 역시 우발적인 경우가 29.8%로 가장 많았고, 가정불화(8.3%)나 현실불만(3.6%)에 의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강간은 범행 동기가 우발적(27.2%), 호기심(6.0%), 유혹(5.5%) 등 순이었다.

이 세 범죄는 범행 당시 범죄자가 술에 취한 상태인 경우가 많아 '술김에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폭력은 범행 시 범죄자의 정신상태가 주취인 경우가 33.9%였고, 살인은 22.6%, 강간은 30.4%였다.

강도, 사기 등은 범죄 속성상 재물과 관련한 동기에 의해 주로 발생했다.

강도는 생활비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경우가 21.8%로 가장 많았고, 우발적(16.8%), 재물에 대한 욕심(13.3%)이 뒤를 이었다.

사기는 재물에 대한 욕심(7.5%)과 생활비(6.9%) 때문에 발생한 경우도 많았다.

6대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중에서는 중국 국적이 모든 범죄에서 가장 많았다. 국내 체류 외국인 중 절반가량(50.1%)이 중국인인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