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꾼 조희팔(58)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숨진 조씨 조카 유모(46)씨의 자택 등을 21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전날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유씨는 7년 전 조씨의 중국 밀항을 도왔고 그 후에도 조씨와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생사를 규명할 수 있는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 바로 유씨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황종근)는 이날 오후 수사관 10여명을 대구시 동구의 유씨가 살던 아파트와 사무실에 보내 자료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트북 2대와 PC 5대, 휴대전화 2대, USB 2개 등을 압수했다. 참고가 될 수 있는 유류품 일부도 함께 확보했다.
노트북과 PC는 전날 검찰과 경찰이 각각 별도로 가져가 분석할 예정이던 물품이다.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 영장을 바탕으로 경찰의 협조를 받아 모두 회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은 숨진 유씨와 조희팔(58), 유씨와 조희팔의 오른팔로 알려진 강태용(54)과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들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씨가 중국으로 건너가 조희팔과 강태용을 도와줬다는 부분도 짚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유씨가 조희팔 일당의 불법 수익 자금세탁과 은닉에도 관여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조씨의 '집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유씨의 행적과 조씨 접촉 여부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 절차에 들어가면서 '조희팔 생사논란' 등에 대한 의혹이 해소될 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희팔은 2004∼2008년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4만∼5만 명의 투자자를 모아 4조 원가량을 가로챈 뒤 강태용보다 한 달여 뒤인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 도주했다.
이후 조희팔은 2011년 12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