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케이블 각각 양측 전화번호 남겨놓고 책임떠넘겨

케이블협회가 KBS에 대해서 송출을 중단했다. KBS와 EBS는 의무 재전송인 법적 조항이 있어서 KBS 1TV는 재전송을 하고, 의무 재전송 대상이 아닌 KBS 2TV에 대해서 송출을 중단했고, 추후 MBC와 SBS에 대해서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케이블협회측은 밝혔다.

◆KBS, 협상과정중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 노린 듯

KBS는 즉각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케이블협회를 질타하고 나섰다.

KBS는 “케이블 TV의 KBS 2TV 재전송 중단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 중재아래 재전송료 협상 타결이 임박한 상황에서 시청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박탈한 심각한 사태로 보고 있다. 아울러 그 결과에 대해서는 해당 케이블 TV측에 대해 상응한 책임이 뒤따를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또 KBS는 “이번 방송송출 중단사태는 케이블 TV측이 시청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박탈한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방송중단으로 인한 물적 피해와 시청자 피해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해 법적대응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고 주장했다.

케이블협회는 KBS 2TV를 중단한 후 “KBS2의 요구로 방송이 중단되고 있습니다.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고 자막고지를 보냈다. ‘KBS2의 요구’의 문구와 관련해 KBS측은 ‘허위사실 유포’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KBS측 관계자는 “KBS가 요구해서 방송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중단하고서 마치 KBS가 요구했다고 하는 것은 시청자들을 속이는 것이고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고, 물질적인 피해와 관련해서는 광고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KBS 2TV의 경우, 광고로 운영되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드라마의 경우 광고가 함께 나간다. C&M의 경우 광고를 삭제한 후 송출을 하고 있다. 케이블협회가 KBS 2TV의 드라마를 재전송할 경우, 광고주들이 케이블협회에 광고비를 주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에 붙어있기 때문에 같이 따라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KBS 관계자는 “TV를 보는 방식이 TV, 케이블, 스카이라이프, IPTV 등 다양하기 때문에 총괄적으로 계산을 해서 광고료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드라마에 붙어있는 광고가 케이블로 송출된다고 해서 그 광고주들이 케이블에 광고비를 주는 것은 아니고 책정할 때 모두 반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KBS와 MBC, SBS는 각 사별로 280원(가입자당)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BS측은 “케이블이 상당히 벌고 있으면서 수신료 40%, 광고료 60%로 운영되는 KBS와 관련해 광고가 붙어있는 KBS 2TV의 컨텐츠에 저작권료를 정당한 댓가로 구입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280원은 위성TV에 제공하는 컨텐츠 사용료로서 일반적인 가격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KBS측은 “17일 밤 8시까지 방송을 전송하지 않을 경우 케이블측이 5000만원 과징금 500만원 과태료를 받게 되고, 18일 밤 8시까지 방송을 하지 않으면 케이블측이 영업정지 3개월을 받게 될 것인데, 그렇게 막바지까지 치달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전략적 방법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측, 간접 강제 이행금이 100억원으로 불어났다.

지상파재전송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회장 최용훈)는 “법원 판결에 의해 케이블이 지상파에 지급해야 할 간접강제 이행금도 최근 100억원대 규모로 불어나 케이블이 일방적 희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케이블업계는 지금도 최선을 다해 협상에 나서고 있는 만큼, 지상파 3사도 과도한 재전송료를 고집하는 태도를 버려야 원활한 협상과 방송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비대위측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까지 재전송이 유료화 되면 시청자들에게 이중삼중의 부담을 줄 수밖에 없어 우선 중단하고, 협상 추이에 따라 MBC와 SBS채널로 확대여부를 결정해 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로가 상대방 전화번호 남겨놓고...

한편, 16일 3시 케이블은 KBS 2TV 송출을 전면 중단(C&M은 광고삭제후 송출)하고, 자막고지에서 KBS 2TV 연락처를 남겨놓고, KBS 측은 케이블의 송출 중단과 관련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서 케이블 연락처를 남겨 놓았다.

지상파와 케이블의 고래등 싸움에 시청자들만 ‘블랙 아웃’(새까만 화면. 먹통 화면)을 당하게 된 것이다. 서로 상대편 전화번호를 고지하면서 책임 떠넘기식 공방을 펼치고 있어서, 시청료로 운영되고, 시청료 인상을 주장하는 KBS나, 케이블 이용료를 받고 있는 케이블이나 둘 다 문제라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