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교과서만들기시민연대 대표 인사말
고등학생들에 대한 국사교육은 국가적 차원의 중요성을 갖습니다. 국가의 과거에 대한 이해는 국가의 현재에 대한 관점에 영향을 미치며, 국가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관점은 국가의 미래에 대한 비전에 영향을 미칩니다. 독자적 세계관을 형성하는 10대 후반의 고등학생의 뇌리에 국가의 과거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심어놓으면, 그 학생은 십중팔구 국가의 현재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가지게 되며, 국가의 미래를 변혁에서 찾으려 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따라서 고등학생들에 대한 국사교육은 좋은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를 토대로 행해져야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올바른 교과서, 좋은 교과서란 한마디로 말해서 ‘거짓과 왜곡이 없는 진실한 교과서’입니다. 대한민국의 과거를 ‘있었던 그대로’, ‘밝은 측면과 어두운 측면’, ‘자랑스런 점과 반성해야 할 점’들을 왜곡 없이 진실되게 알려주는 그런 교과서입니다.
지금의 한국사교과서는 거짓이 많은 교과서이며,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인 점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부각시키고, 대한민국에 반대한 조직과 북한의 것에 대해서는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거짓말 사례를 한 가지만 들겠습니다.
채택률이 가장 높은 미래엔 발행 《한국사》 308쪽에는 대한민국에 반대되는 조직인 조선건국준비위원회에 관해 “광복 당일, 여운형은 조선 총독을 만나 행정권 이양을 논의하여 정치 활동의 불간섭 등을 약속받고, 안재홍 등과 함께 좌·우익을 통합한 조선 건국 준비 위원회(건준)을 조직하였다. 건준은 전국에 지부를 설치하고 치안대를 조직하여 질서를 유지하였다. 이 무렵 좌익이 건준의 주도권을 장악하자 안재홍 등의 우익은 건준을 탈퇴하였다.”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불과 3개 문장밖에 안 되는 이 서술에 거짓이 8개항이나 됩니다. 대한민국에 반대되는 조직인 건준을 미화하려니 거짓말이 많이 동원된 것입니다. 이 교과서는 건준에 대해서는 거짓말까지 동원하여 미화해서 길게 여 서술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발생했던 이승만의 귀국과 대한민국 건국의 모태 조직인 독립촉성중앙협의회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한국사 교과서들이 주체사상을 미화하여 설명하고 있는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에서 논쟁을 하고 있습니다. 채택률이 가장 높은 미래엔과 비상교육이 발행한 교과서는 분명이 주체사상을 긍정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두 교과서는 주체사상을 “사상의 주체, 정치의 자주, 경제의 자립, 군사의 자위 등을 내세운 북한의 독자적 정치이론”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체사상이 이 설명대로의 것이라면 주체사상은 모든 나라가 도입해야 할 매우 훌륭한 사상입니다. 이 설명을 놓고 주체사상을 미화하여 설명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는 한글 독해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입니다.
현재의 한국사 교과서들은 대한민국이란 국가가 언제 건국되었는지를 알 수 없도록 서술해놓았고, 북한의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란 ‘국가’는 48년 9월 9일에 수립되었음을 명기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교과서대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아무리 열심히 배우고 나도 주적인 북한인공의 건국일만 알고, 조국 대한민국의 건국일은 알 수 없게 되어있다니 기가 막힐 일입니다. 아버지의 일생을 열심히 공부했는데 아버지의 생년월일을 모르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이 나라 고등학생들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교과서, 나라의 장래를 망치는 교과서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좋은 교과서 만들기 시민연대’를 결성한 것은 이 엉터리 교과서, 반대한민국적 교과서로부터 학생들을 해방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은 한국사 교과서와 관련된 어이없는 망국적 사태를 방관할 수 없어, 그걸 바로잡기 위해 궐기한 현대판 의병들입니다. 우리들이 관철하고자 하는 목적은 현재의 교과서들의 거짓말과 왜곡 서술들을 청소한 진실한 교과서가 제작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한국사 교과서는 독재나 친일을 미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교과서입니다.
현재의 정세를 돌아볼 때, 한국사에 관한 좋은 교과서, 정직한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가 제작되도록 하려는 우리들의 투쟁은 앞으로 많은 난관에 부딪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교과서의 내용이 아닌 교과서 제작방식을 문제 삼아 ‘검인정 방식을 국정화로 전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현재의 망국적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시키려는 세력이 매우 크고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국사 교과서 내용을 올바로 고치는 것이 곧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여 온 몸을 던져서 난관들을 돌파합시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 이 사람을 이 고매한 목적을 가진 조직의 대표로 추대해주신 여러분의 충정에 보답하기 위해 저는 우리 투쟁의 최전방에 서서 최선을 다해 싸워나가겠습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 투쟁의 출발선상에서 투쟁결의를 다짐하기 위해 두 마디 구호를 합창합시다. 함께 갑시다. 끝까지 갑시다.
2015년 10월 23일
좋은교과서만들기시민연대 대표 양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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