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20대, 아버지·여동생 살해하고 어머니·아내까지…이유는 '도박'?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가족보다 보험금이 더 중요해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해한 20대의 끔찍한 만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해한 것도 모자라 어머니와 아내까지 살해하려 했다.

23일 충북 제천경찰서는 지난 5월과 9월 각각 아버지(54)와 여동생(21)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모(24) 씨가 아내(21)와 친 어머니(41)마저 살해하려 한 정황을 밝혀냈다.

▲ 무서운 20대, 아버지·여동생 살해하고 어머니·아내까지…이유는 '도박'?/MBN 뉴스 캡처

신 씨는 지난 5월 감기에 걸린 아내에게 청산염을 섞은 액체 감기약을 건냈다. 아내는 이상한 맛을 느끼고 바로 뱉어냈고 범행은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씨는 지난 2013년부터 아내 명의로 최대 5억 원을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 4개에 아내 몰래 가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 씨의 아내는 남편의 점퍼 주머니에서 청산염이 든 봉지를 발견, 감기약이 든 컵의 색깔이 연두색으로 변한 점을 이상하게 여겨 남편을 의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씨가 이달 초에는 자신이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와 별거해 온 어머니를 찾아가 살해하려 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신 씨가 9월에 숨진 여동생의 사망 보험금 수령인이 법적 상속인인 어머니로 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신씨가 아버지의 사망 전날 아버지를 찾아갔고 당시 아버지 집 부근에서 청산염 판매업자와 2차례 통화하면서 치사량이 얼마인지 물어본 사실을 확인했다.

신 씨가 9월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동생을 찾아가 함께 저녁을 먹은 뒤 여동생에게 소화제와 음료수를 건넨 사실도 증인의 진술 등을 통해 파악했다.

경찰은 신 씨가 독극물을 탄 음료수를 여동생에게 먹여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씨는 지난해 3월 여동생 명의의 보험 가입 신청을 본인이 직접 했다. 또한 아버지 사망 전 아버지의 보험금 액수를 보험회사에 문의한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

신 씨는 경찰에서 줄곧 청산염과 염화제2수은 등 독극물을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지난 5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지인을 통해 직접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신 씨가 인터넷 도박으로 2억7000만 원을 탕진한 뒤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해하고 어머니와 아내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신 씨는 자금이 떨어지자 한때 도박을 중단했다가 아버지의 사망보험금 7000만 원을 받은 직후인 지난 7월 하순부터 거액의 도박을 다시 시작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신 씨에게 존속살해·살인 혐의를 적용했던 경찰은 살인과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해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