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두 아들의 형제 싸움에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뒷방 노인으로 전락했다.

   
▲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열흘 간 경영상황 보고를 단 한차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최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공개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 친필 서명 동영상 캡처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 16일 이후 열흘 간 단 한 차례의 경영 현황을 보고받지 못했다. 롯데 창업 70년만에 처음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90세가 넘은 고령에도 16일 전까지는 매일 오후 3~5시 사이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현황 등을 직접 보고 받고 질의하는 등 경영 상황을 파악해 왔다.

그러나 신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에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관할권이 포함돼 있어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오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측은 자신들이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관리하겠다고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에 통보한 뒤 실제로 비서·경호인력들을 34층에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 정책본부 소속 자신의 비서실장 이일민 전무를 해임했고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20일 총괄회장의 뜻이라며 새 총괄회장 비서실장으로 나승기 변호사를 임명했다.

현재 34층 총괄회장 집무실은 사실상 신동주 전 부회장 인력이 장악했지만 롯데그룹도 이일민 전무의 '해임 무효'를 주장하며 이 전무를 비롯한 비서·경호 직원을 34층 근처에 대기시켜 놓았다.

형식적으로는 총괄회장 집무실을 '공동 관리'하는 셈이지만 현재 총괄회장의 최측근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사람들만 있기 때문에 롯데 정책본부나 계열사들은 총괄회장과 거의 소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SDJ코퍼레이션이라는 전혀 다른 회사 직원, 관계자들에게 총괄회장에 대한 보고 일정이나 내용을 상의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반대로 저쪽(SDJ)으로부터 총괄회장이 보고를 요구한다는 연락을 받은 일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이 정기적 경영 보고와 카드게임으로 정신 건강을 유지해왔는데 보고가 끊겨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