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파울루 벤투 아랍에미리트(UAE)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아직 월드컵 예선이 진행 중이고, UAE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다소 예상밖의 전격 경질이다.
UAE 축구협회는 26일(한국시간)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벤투 감독과 그를 보좌한 코칭스태프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3년 7월 UAE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벤투 감독은 1년 8개월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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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AE 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돼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 벤투 감독. /사진=아랍에미리트(UAE) 공식 SNS |
예상하지 못했던 벤투 감독의 경질 소식이다. UAE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A조에 속해 이날 치른 8차전에서 북한을 2-1로 꺾었다. UAE는 4승1무3패, 승점 13으로 3위에 올라 있다. 조 2위 안에 들어 월드컵에 직행하려면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7)을 따라잡아야 하는데, 승점 4 차이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오는 6월 열리는 9차전에서 UAE가 우즈베키스탄과 맞대결을 하기 때문에 여기서 이기면 승점 1 차이로 좁히고, 마지막 10차전에서 순위 역전을 바라볼 가능성도 있다. 10차전에서 UAE는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카타르와 각각 만난다.
UAE가 2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조 3위 또는 4위를 하더라도 4차 예선을 통해 월드컵 본선행을 노릴 희망은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UAE 축구협회가 벤투 감독 경질을 결정한 것은 그동안 쌓인 누적된 불만 때문으로 보인다. UAE는 지난해 10월 3차전에서 북한과 1-1로 비기고 4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1로 패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UAE가 조 최강팀 이란에 두 번 다 패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꼭 이겨야 했던 북한전에서 무승부에 그치고, 우즈베키스탄과 맞대결에서 진 것이 조 2위를 못하고 3위로 밀려난 결정적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UAE가 아시안컵 16강 탈락, 걸프컵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월드컵 예선 통과도 불투명해지자 UAE 축구협회가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 새 감독을 영입해 3차 예선 9, 10차전에서 승부를 걸어보고, 4차 예선을 갈 경우도 대비하는 벤투 감독 경질로 분석된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8년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이끌었다. 이후 재계약을 두고 대한축구협회와 이견을 보여 한국 대표팀을 떠났다. 벤투 감독은 UAE 대표팀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못 내고 1년 8개월 만에 다시 야인 생활로 돌아가게 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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