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매출 원가율 높지 않아 현지 가격 변동 적을 가능성도
식품업계, 현지 생산 확대 및 공급망 다각화 "상황 주시하며 대응 할 것"
[미디어펜=이다빈 기자]북미 사업에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K-뷰티, K-라면 등 유통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상호관세 25%' 공식화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업계 전반의 우려와 달리, 일각에서는 제품 경쟁력만 갖추고 있다면 현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변동에 대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업체들은 영향이 적거나 위탁 생산 업체의 경우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앞서 발표한 보편관세 10%에 추가로 붙는 상호관세를 지난 2일 공식 발표했다. 한국은 25%의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이번 상호관세는 다른 나라의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에 따라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이다. 때문에 오는 5일 시행되는 기본관세와 이른바 '최악 국가'에 대한 9월 시행되는 개별 관세로 구성됐다.

최근 K-뷰티 업체들은 글로벌 리벨런싱을 통한 수익구조 정비에 나서며 중국 등 아시아 사업 대비 북미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K-뷰티 수출액은 17억1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를 기록하며 프랑스(12억6300만 달러)를 제치고 수출국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자 시절부터 관세 장벽이 현실화되면 국내 뷰티기업들의 경쟁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북미 사업을 전개하는 뷰티업체들도 긴장감 속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 전문가들은 막상 관세 부과 시행 후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입 모은다. 유통 과정을 거치며 현지 소비자들이 느끼는 K-뷰티 제품 가격 경쟁력은 국내 업체에 타격을 미칠 정도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품 경쟁력 관련해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월등한 양이나 성능)' 외에 고기능성을 내세우는 제품들은 변화된 상황에서도 소비자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에 대해서도 기본관세 이상의 상호관세가 부과됐기 때문에 기존 경쟁 환경에서 큰 변화가 없다고 분석한다. 

오히려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가 내달부터 중국과 홍콩에 대해 '최소 기준 면세'를 폐지하면서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등이다.

국내 뷰티업체 관계자는 "뷰티업계가 매출 원가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매출 원가율을 상쇄한다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변화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미국 현지에 화장품을 납품하는 국가들에 함께 관세가 부과된다는 점을 봐도 관세 부과 전의 상황과 경쟁 양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현지 시장에서는 가성비 제품으로 몰리거나 경쟁력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늘어나는 양극화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본다. 프로모션 비용을 줄이는 등 원가율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시장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합리적인 가격대에 양호한 품질의 중소 인디 화장품 브랜드들은 SNS 마케팅 등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 인디브랜드들이 개발 및 제조를 위탁하는 뷰티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들에게도 이번 관세 부과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뷰티 ODM 투톱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미국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현지 펜실베니아에, 코스맥스는 뉴저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관세를 피해가기 위한 업체들의 수주 요청도 증가할 여지가 있다. 

국내 뷰티 ODM 업체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라 한국 화장품에도 관세가 부과된다면 화장품 고객사들의 향후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기존 미국 현지 공장과 완공 예정인 공장을 활용하는 등 관세 조치 영향을 최소화 시키는 방향에서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식품업계도 트럼프 관세로 인한 내부 점검에 나서거나 향후 현지 생산 확대나 공급망 다각화 등 모색에 나서고 있다. 향후 관세 정책의 지속 여부와 식품업계 대응 전략에 따라 미국 내 소비자 물가와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국내 라면업체 관계자는 “아무리 경쟁력을 갖추더라도 상호 관세 25%를 감내할 수 있는 업체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내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가격 변동보다는 당분간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라면 제조사 관계자는 “수출 지역 다변화와 환율 변동 등으로 일정 부분 관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다각도의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이나 CJ제일제당과 같은 미국 내 공장을 보유한 기업의 경우, 현지에서 원재료를 수급하고 있어 관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관세 발표로 얼만큼 영향을 주는지 감내해야 할 부분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