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사이드카 발동 "1~2분기 혼란 이어질 것"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시킨 ‘관세전쟁’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증시를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미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국내 증시 역시 연초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하고 폭락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잠시 줄어드는 듯했던 낙폭은 오후 들어서 도리어 확대되는 모습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시킨 ‘관세전쟁’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증시를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7일 오후 1시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26.61포인트(-5.14%) 급락한 2338.81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역시 전일 대비 32.78포인트(-4.77%) 하락한 654.61을 기록 중이다.

이날 오전 9시 12분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선물지수의 급변동으로 인해 작년 8월 5일 엔 캐리 트레이드로 촉발된 '블랙먼데이' 이후 약 8개월 만에 사이드카(side car)를 발동하며 5분간 프로그램 매매가 중단됐다.

이후 잠시나마 낙폭을 줄이며 2370선 근처까지 오르기도 했던 지수는 오후 들어 재차 방향을 아래쪽으로 잡으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결국 지수는 이날 52주 최저치를 경신한 상태다.

특히 외국인의 강력한 매도세가 눈에 띈다. 이 시각 외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1조6666억원어치를 던지고 있으며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도 1조3809억원어치를 순매도 중이다. 기관 역시 코스피에서 1387억원어치를 팔고 있고 개인만이 1조6862억원어치를 담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50위권 상승 중인 종목은 한국전력(2.50%)이 유일하며 코스피 전체에서 상승 중인 종목이 73개, 하락 종목은 867개에 달한다. 코스닥은 상승 196개, 하락 1514개에 달하는 압도적인 하락 장세가 오후 들어서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증시는 한국 시간으로 지난 주 금요일 밤(현지시간 4일) 개장한 뉴욕 증시 대폭락으로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기는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맞서 중국이 똑같은 34% 관세로 맞불을 놓자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5% 넘게 급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모든 위기를 초래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아직 변화 조짐이 보이지 않자 마치 시위하듯 지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그야말로 ‘안갯 속’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궁극적인 목적은 ‘제조업 리쇼어링’을 통해 미국을 다시 위대(Great)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감세‧규제완화‧원자재‧달러절하(당근)와 관세(채찍)는 그의 꿈을 이룰 필승전략”이라고 짚었다. 즉, 이 전략의 수행을 위해선 지금의 관세전쟁으로 비롯된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혼란은 향후 1~2분기 동안 지속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트럼프의 필승전략’은 완성될 수 없는 꿈이며, 이 전략의 실패는 미국의 패권을 흔드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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