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수익성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
학계, '통신3사 주주환원으로 이미지 개선할 것"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통신3사가 신사업 등 사업 확장과 수익성 확보를 통해 올해 본격적으로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주주환원' 계획을 공개하며 기대감이 커진다. 통신3사는 이와 함께 비용 절감을 통해 기업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 KT East 타워 전경./사진=KT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주'인 통신3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통신주는 유·무선 사업이라는 캐시카우 덕분에 배당주·안전주로 평가 받는다. 스마트폰·TV 등 IT 기기 보급률이 높아 경기 불확실성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이 지속 하락하는 흐름에서도,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1년 간 통신3사의 주가는 △SK텔레콤 5만1800원(2024년 4월 9일)-5만5200원(이 날 오전 기준) △KT 3만6400원-4만6850원 △LG유플러스 9730원-1만22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종가 기준)는 2705.16에서 2,319.14로 감소했다. 

올해도 통신주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하나증권은 통신3사의 12개월 주가 목표치를 현재보다 높은(SK텔레콤, 7만 원·KT 7만 원·LG유플러스 1만4000원) 등으로 책정했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준다. 

유·무선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통신3사는 고부가가치 영역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AI를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했다. 올해 B2B(기업간거래) 수익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2024년 통신3사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합산 영업이익 4조 원을 뚫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격적인 인력·사업 개편을 진행한 덕분에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CAPEX(설비투자) 비용 부담도 지속 감소할 것으로 예견된다. 증권가도 올해 통신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업황에 맞춰 통신3사는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 적극적인 비용 효율화 작업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주주들에게 사용하겠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실적부진과 높은 배당 성향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주당 1050원으로 유지했다. 또한 향후 3년 간 순이익 중 절반 이상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방침이다. 2023년 기준 9.6% 수준이었던 ROE를 향후 1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KT도 지난해 분기 배당을 처음 도입하는 등 주주환원에 집중하는 행보다. 주당 배당금도 2023년 1960원에서 2000원으로 증액했다. 11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주주환원 방안도 공개했다. 2028년까지 매년 2500억 원씩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영업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동결했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 성향'도 54.7%로 2023년 대비 11.5%p 증가했다. 올해에는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검토하는 등 주주환원율을 순이익의 40~6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학계는 신성장 사업에서 안정적 수입 흐름이 확보될 경우 배당 성향 유지 또는 점진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통신3사는 단순한 요금 기업을 넘어 국가 디지털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 중"이라며 "고배당 정책은 주주와의 신뢰 강화뿐 아니라, 통신 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또한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이미지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도 통신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지속 확대했고 시장에서도 통신 사업자들에 대한 안 좋은 시각이 깔려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 이미지 개선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주주들의 입김이 강해지는 만큼 사업자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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