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겨냥 "자신 권력 위해 나라 운명 저버릴 위험한 정치인"
"윤석열 정부 정책기조 계승"..."합리적·상식적 중도층 늘어야"
'국민소득 4만달러·중산층 70% 시대'…근로소득세 인하 등 공약
한덕수 차출론 관련 질문엔 "위기상황서 정부 잘 이끌고 계셔"
윤 전 대통령과의 소통 가능성 관련 "적절한 때 되면 연락"
[미디어펜=이희연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0일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괴물정권이 탄생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야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이재명 대항마'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적 의도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관 분수대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나라의 운명도 저버릴 수 있는 위험한 정치인과 그를 맹신하는 극단적 포퓰리스트들로부터 우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이 전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이날 한 전 대표 출정식이 열리는 국회 분수대 앞에는 많은 지지자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한 전 대표 출마 연설 내내 '한동훈 대통령!' '옳소!' 라고 호응하며 환호했다. 또, 이 자리에는 조경태·배현진·서범수·박정하·송석준·진종오·우재준·김예지·정연욱·한지아·김상욱·박정훈·정성국·고동진·김소희·안상훈·김건 의원 등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 십수명도 함께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 받은 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보면 사실상 탄핵 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이다. 바로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입법, 행정, 사법을 움켜쥔 독재 정권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국회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4.10./사진=연합뉴스

이어 "그날의 비상계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겁이 나서 숲에 숨은 이 전 대표보다 제일 먼저 국회로 향하고, 제일 먼저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한 사람, 저 한동훈이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수십 번의 탄핵과 입법 폭주로, 무자비한 횡포를 부린 거대 야당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이기는 선택은 바로 한동훈이다. 여러분과 함께 압도적으로 이길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 전 대표는 또, ‘국민 소득 4만 달러·중산층 70% 시대’를 만들겠다며 중도 표심도 공략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계승하겠다며 전통 보수층을 향한 메시지도 발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모든 정책들이 저평가 받아서는 안된다. 영웅에 대한 예우와 자유 진영의 협력 외교 강화, 원전 생태계 복원 등 추진하려던 좋은 정책들은 더 발전시킬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기조를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국회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4.10./사진=연합뉴스

이어 "중산층은 대한민국의 허리다. 중산층이 두터워야만 경제도, 사회도 안정된다"며 "취약 중산층이 구석으로 내몰리지 않고, 서민들도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누구든지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목소리를 가진 중도층이 늘어야 한다. 그래야 자유민주주의도 굳건해진다"며 "그동안 보수 정당에선 강조되지 않았던, 중도와 중용의 가치를 중시하는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지역 격차 문제와 관련해선 "경제·산업·문화의 중심인 거점 도시를 토대로 5대 메가폴리스를 구축하겠다"며 고물가 대책으론 에너지 가격 안정과 근로소득세 인하 등을 제시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불 붙고 있는 개헌론에 대해선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와 양원제를 약속한다"며 "전체 국회의원 숫자는 늘리지 않는 대신 비례대표를 없애고 상원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의 시작과 끝을 맞추기 위해, 다음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동시에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며 "아울러 이번 대통령은 3년 뒤 열리는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4.10./사진=연합뉴스
아울러 한 전 대표는 △경제 NATO(무역안보동맹) 창설 △5대 메가폴리스 조성 △국민소득 4만 달러·중산층 70% 달성 △미래성장 2개년 계획 △미래전략부 신설 △초격차 5대 산업(로봇·반도체·에너지·바이오 등) 육성 △한미동맹 강화 등의 공약도 제시했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차출론에 대해 "제가 말씀드릴 의제는 아닌 것 같다"며 "한 권한대행께서 위기 상황을 정부를 대표해서 잘 이끌어주고 계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소통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절한 때가 되면 저도 연락드릴 생각"이라면서도 "아직 특별히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보수 진영 다른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위험한 정권이 들어서고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걸 막기 위해 누구라도 뭉쳐야 할 때"라며 "대권을 선언한 우리 당의 많은 후보들이 있는데, 모든 분들과 연대하고 통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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