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21대 대통령선거를 49일 앞둔 15일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 구도가 김경수·김동연·이재명 예비후보가 참여하는 사실상 3파전으로 확정됐다.
이른바 '비명'(비이재명)계 인사인 김경수·김동연 예비후보가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경선 규칙'으로 불리는 '국민참여경선'을 수용한 반면 김두관 전 의원은 이를 거부하며 경선 불참을 밝혔기 때문이다.
김두관 전 의원과는 달리 김경수·김동연 예비후보가 '착한 2등 전략'을 통해 더 큰 정치적 입지를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수·김동연·이재명 예비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대선 예비후보 등록 절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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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참여하는 이재명·김동연·김경수(사진 왼쪽부터) 예비후보./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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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권역별 순회 경선을 진행한다. 권리당원 투표는 △충청(16~19일) △영남(17~20일) △호남(23~26일) △수도권·강원·제주(24~27일) 순으로 진행되고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는 오는 21~27일 사이 이틀 동안 이뤄진다.
이른바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진행되는 민주당 경선은 오는 27일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합산한 후 오는 27일 대선 후보를 최종 선출할 예정이다.
여론조사 대신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국민경선'을 요구했던 비명계 예비후보들은 일단 민주당 측의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따르기로 했다.
김동연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경선 예비후보 등록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로 경선(문제)은 가슴에 묻겠다고 한 만큼 경선 룰(규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고 국민경선의 전통과 원칙이 깨진 것에 대해 민주당원으로서 안타깝지만 이제는 정해진 규칙 하에 당당하게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국민참여경선' 수용 의사를 밝혔던 김경수 예비후보도 이날 오전 KBS라디오 '전격시사'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미리 규칙을 확정하고, 거기에 따라 선수들도 미리미리 준비해 공정하게 준비하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재명 예비후보 측 이해식 캠프 비서실장도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 "이번 경선이 공정한 경선, 국민에게 희망 주는 경선, 민주주의와 헌정수호를 다짐하는 경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민참여경선에 부정적이었던 김동연·김경수 예비후보가 결국 경선 규칙을 최종 수용했던 배경에는 짧은 경선 기간에서 현실적으로 국민 선거인단 모집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은 2021년 6월28일 예비경선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10월10일 마지막 순회 경선까지 약 3개월 정도가 소요됐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 상황인 지금의 경우 2주 안에 압축적으로 경선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선거인단 모집 및 투표까지는 이뤄지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명계 예비후보들이 국민참여경선을 수용한 또 다른 배경으로는 이들이 이른바 '착한 2등 전략'을 받아들인 것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정치권에서는 '착한 2등 전략'의 활용한다는 것은 자존심을 버린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김경수 예비후보는 대선 출마설이 나오던 올해 초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선거에서 '착한 2등 전략'은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착한 2등 전략'은 더 큰 정치적 입지를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한 전략일 수 있다. 현직 경기도지사인 김동연 예비후보의 경우 대선 경선 과정을 통해 세력을 확장한 후 오는 2026년에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지사직 재선을 노릴 수 있다.
김경수 예비후보의 경우에도 향후 자신의 지지 기반인 경상남도지사직에 다시 도전하거나 향후 국회의원직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재명 예비후보가 경선 및 본선에서 승리해 대권을 잡을 경우 차기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당 경선 참여 거부를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의 경우 탈당 후 무소속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거나 조국혁신당, 새미래민주당 등 제3지대와의 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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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전 의원이 지난 4월 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2025.4.8./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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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을 지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소속으로 나가야 한다' '당에 잔류해야 한다' 등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 김 전 의원이 이를 두고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선거 관련한 준비는 확실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경선 규칙에 대한 반발이 아닌 김경수 예비후보와의 '역할 중복'이 대선 경선 불참의 원인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기도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경선 룰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지만, 같은 진영 내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출마를 했기 때문에 김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소에도 김 전 의원은 '김 전 지사가 출마를 한다면 나는 출마를 접겠다'는 얘기를 해 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두관 전 의원과 김경수 예비후보는 같은 경남 지역을 기반을 둔 인사이자 핵심 '친노'(친노무현)계 인사이기도 하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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