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심 최적화, 기술 표준화, 글로벌 진출 등 밝혀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 2021년 10월 공식 출범한 토스뱅크가 지난해 출범 3년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한 가운데, 미래로의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토뱅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고객 중심 최적화'와 '금융기술'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진출' 등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토뱅은 16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비전으로 '미래를 위한 준비를 마친 은행(Built for the Future)'을 선언했다. 

   
▲ 지난 2021년 10월 공식 출범한 토스뱅크가 지난해 출범 3년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한 가운데, 미래로의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토스뱅크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고객 중심의 최적화와 금융기술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진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토스뱅크는 고객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토스뱅크 제공


이날 발표를 맡은 이은미 토뱅 대표는 "지난 3년간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금융의 고정관념을 깨는 데 집중했다"며 그동안의 성과를 설명했다. 은행이 정한 획일적 규칙을 고객이 따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 관점에서 새롭게 설계해 은행업의 혁신을 꾀했다는 평이다. 토뱅은 출범 이후 금융권 관행을 바꾼 최초 혁신 사례로 40여 가지를 선보였는데, △지금 이자받기 △전월세보증금 대출 △함께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끝없는 혁신으로 출범 3년만에 연간 흑자"

토뱅은 이 같은 혁신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457억원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고객 수는 1200만명을 넘었으며,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880만명에 달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은행이 됐다. 포브스는 토뱅을 '세계 최고의 은행, 한국 부문 1위'에 3년 연속 선정하기도 했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는 토뱅에게도 숙제다. 이 대표는 "은행에게 안정성은 매우 중요하다. 올해도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토뱅은) 이제 3년 반이 됐다. 성숙기에 돌입했다 볼 수 있는데 저희는 성장주로서 수익으로 성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답했다.

연체율에 대해서는 "중·저신용자를 가장 많이 포용하는 은행이다보니 경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중·저신용자(비중)이 가장 높고, 주담대도 없어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신용모델 고도화 등으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뢰, 투명성, 안정성으로 지속가능혁신 이어갈 것"

토뱅은 이날 향후 3~5년의 중장기 청사진도 제시했다. △고객 중심 최적화 △기술 표준화 △글로벌 진출 등이 대표적이다.

토뱅은 1200만명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 알고리즘 △맞춤 설계 조직 신설 △행동 기반 추천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며 최적화를 이뤄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토뱅은 향후 중장년 및 시니어 고객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만 55~64세(1960~1969년생)의 '영시니어'와 은퇴 후 활발한 사회활동에 나서는 50~60대의 '액티브시니어' 등이 타깃이다. 현재 토뱅 고객 2명 중 1명(48%)이 40대 이상인데, 이들을 타깃해 금융 외 헬스케어, 자산관리 등과 연계된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50대 이상 시니어를 보고 있고, 조금 있으면 2차 베이비부머가 퇴직하는 만큼 금융니즈가 활발할 것으로 본다"며 "이런 시니어분들은 대출보다 자산관리나 수신쪽 부문을 더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과 비금융을 결합한 상품도 고려 중임을 시사했다.

외화통장도 한층 강력해진다. 외화통장은 그동안 무료환전 기능으로 호응을 얻었는데, 송금 기능도 반영할 계획이다. 이에 해외에 거주 중인 지인, 가족, 유학 중인 자녀에게도 어려움 없이 외화를 송금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토뱅은 개인사업자에 이어 기업 고객을 위한 보증 기반 대출도 선보여 여신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고,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주택담보대출 출시는 내년께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른 은행도 출범 5년만에 주담대를 출시했는데, 주담대는 한 번 나가면 30년, 그 이상도 나가기에 치밀하게 계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토스뱅크는 내년에 (출범) 4년 반이 되는 만큼, 다른 은행과 비교하면 그렇게 늦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가상자산거래소 제휴 계획은 당장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가상자산은 투기성 자산이었는데, (최근) 금융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확대됐다"며 "(국내) 가상자산을 투자하는 인구가 1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아는데,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있기에 풀어가면서 접근법을 정하려 한다"고 답했다. 

토뱅은 이날 글로벌 진출 가능성도 시사했는데,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과 더불어 선진국도 진출 대상으로 염두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신흥시장은 성장측면에서 기회가 있고, 선진시장은 고객경험에서 선진화돼 있지 않다"며 "(선진국인) 미국이나 영국 런던, 홍콩, 싱가포르를 보면 고객경험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측면이 상당히 많다고 본다"고 답했다. 해외 진출 방식은 지분투자나 조인트벤처, BaaS 형태의 서비스 제공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지주 격 '토스'와의 동반 해외진출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토스는 지난해 10월 국내 상장 대신 미국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저희는 뱅크이기에 규제 강도가 셀 것이고, 토스는 핀테크적 측면에서 볼 수 있기에 꼭 같이 가야 하거나 따로 가야 하는 건 아니"라고 답했다. 

IPO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토스뱅크도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선 IPO를 해야 할 것이다"면서도 "(당장) IPO 관련 구체적인 계획이나 시기는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이 되는 것이 토스뱅크의 새로운 지향점"이라며 "최적화, 기술 내재화, 글로벌 확장을 통해 미래형 은행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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