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은행계 보험사들이 1분기 대체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이같은 흐름이 향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계약 축소로 본업인 보험손익의 부진이 깊어진 데다 금리 하락으로 중장기적 투자수익률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실적이 공개된 은행계 6개 보험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 (왼쪽부터) KB손해보험 본사, 신한라이프 본사./사진=각 사 제공


특히 KB손해보험과 신한라이프가 금융지주계 보험사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KB손해보험 당기순이익은 31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이는 대체자산 투자 확대로 인한 수익성 개선과 금리 하락에 따른 보유 채권 평가 및 처분 이익 증가가 주효한 결과로 분석된다.

KB손보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대체자산 투자 확대와 채권 교체매매를 통한 처분이익, 금리 하락에 따른 구조화 채권 평가이익 증가에 힘입어 투자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B손보의 1분기 투자 손익은 16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1.2% 급증했다.

다만 같은 기간 보험 손익은 2631억원으로 28.6% 감소했으며, 장기보험 손익은 2576억원으로 24.8% 줄었다. 자동차보험 손익은 37억원으로 74.7%, 일반보험 손익은 18억원으로 83.8% 급감했다.

신한라이프의 순이익도 16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늘었다. 신계약 감소 영향으로 보험손익은 줄었지만, 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손익 증가 등 금융손익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보험손익은 18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보험계약마진(CSM) 잔액 증가와 전분기 희망퇴직 등 일회성 요인 소멸 효과로 191.9% 증가했다. 금융손익은 597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 관련 손익 등 투자 손익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하나생명 역시 1분기 121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전년 동기 1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보험 부문 손익이 20억원에서 84억원으로 투자 손익이 13억원 적자에서 77억원 순익으로 모두 증가했다.

반면 KB라이프의 1분기 순익은 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하나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의 경우 적자 규모가 77억원, 9억원으로 전년 동기(-43억원, -9억원) 대비 확대됐다.

보험사의 순익이 대체로 이같은 호실적 행진이 지속될 지 여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변경 및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자본 규제가 강화되면서 CSM이 줄고 보험부채가 늘어 지급여력비율(K-ICS)도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무·저해지보험은 납입 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보험료가 일반 보험상품보다 저렴한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상품과 관련해서 해지율을 자의적으로 높게 가정해 실적을 부풀렸다고 진단하고 예정 해지율을 낮추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금리 하락 또한 단기적으론 채권 평가이익 확대를 통해 투자손익이 개선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투자수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