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계부채 관리기조 속 예대금리 동반 인하에도 격차 거듭 확대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상품 기준금리가 1%대까지 내려온 가운데, 대출금리는 여전히 찔끔 인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준거금리 인하에도 불구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한 탓인데, 이 여파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8개월 연속 확대된 것이다.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도 가산금리 인하에 인색한 만큼, 예대차는 당분간 벌어질 전망이다. 

2일 금융권 및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17%로 전월 대비 약 0.06%포인트(p) 하락했다.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금리는 연 4.51%로 전월 대비 약 0.01%p 하락에 그쳤다. 반면 예금금리는 대출금리보다 더욱 가파르게 하락했다. 저축성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정기예금 등의 금리인하로 전월 대비 약 0.13%p 하락한 2.84%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0월 연 3.37%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다. 

   
▲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상품 기준금리가 1%대까지 내려온 가운데, 대출금리는 여전히 찔끔 인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준거금리 인하에도 불구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한 탓인데, 이 여파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8개월 연속 확대된 것이다.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도 가산금리 인하에 인색한 만큼, 예대차는 당분간 벌어질 전망이다./사진=각사 제공


이에 예대금리차는 1.52%p로 전월 대비 약 0.03%p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9월 1.22%p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인 셈이다.

5대 대형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 좁히면 더욱 심각하다. 5대 은행은 금리 인하기에 발맞춰 4개월 연속 예금·대출금리를 인하했는데, 예대금리차는 3월에도 일제히 확대됐다.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1.33~1.58%p로 집계됐다. 2월 1.30~1.47%p에 견주면 하단은 0.03%p, 상단은 0.11%p 각각 확대된 셈이다. 

가장 예대차가 큰 은행은 NH농협은행으로 1.55%를 기록했다. 전달 1.47%p 대비 약 0.08%p 확대된 수치다. 특수은행이기도 한 농협은행은 1~3개월 초단기 정부정책자금을 정기예금으로 취급하고 있는데, 이 여파로 저축성 수신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다. 이 여파로 예대차도 유독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신규취급액기준에서는 대출금리 하락 폭이 수신금리 하락폭보다 커 예대차가 줄었지만, 잔액기준에서는 수신금리 하락폭이 더 커 예대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신한은행 1.51%p, KB국민은행 1.49%p, 하나은행 1.43%p, 우리은행 1.38%p 순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예대차 확대는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예금금리 하락 폭이 대출금리를 압도한 까닭인데, 지난 3월에도 평균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대출 금리가 약 0.04%p 하락한 4.298%에 달할 때 저축성 수신금리는 약 0.132%p 급락한 평균 2.826%에 그쳤다. 예금금리 하락 폭이 대출금리 하락분을 압도한 셈이다.

시장금리 인하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굳이 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할 명분은 없다. 예대차를 통한 대규모 이자이익 확보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이번 1분기 4대 금융그룹의 1분기 이자이익은 10조 641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0조 4046억원보다 약 2.28% 증가했다. 금융그룹별로 △KB금융 3조2622억원 △신한금융 2조 8549억원 △하나금융 2조 2728억원 △우리금융 2조 2520억원 등이었다. 

이에 올해 4대 금융이 이자이익에 힘입어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또다시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에도 총 16조 4205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는데, 올 1분기에만 5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둔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4대 금융의 연간 순이익 규모가 17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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