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그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어렵다. 특히 트럼프 제2기 행정부 출범은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한층 강화하면서 제조업은 물론 금융산업에도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대내외 시장여건 변화 속에 손실 완충력 제고와 금융그룹 차원의 금융서비스 확충 등 갈 길이 바쁘다.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들의 경영전략을 5회 (⓵KB금융 ⓶신한금융 ⓷하나금융 ⓸우리금융 ⓹농협금융)에 걸쳐 짚어본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함영주 체제'의 2막이 올랐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체 주주 81.2%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오는 2028년 3월까지 그룹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2기 체제에선 '혁신성장'과 '주주환원' 확대를 목표로 비은행 부문 강화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추진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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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하나금융 제공. |
채용 관련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함 회장의 연임 안건이 81.2%의 찬성률로 가결된 것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 취임 후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실적과 역대 최고 주가를 갱신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조7388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 기록하며 '4조 클럽'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2년 이후 2년 연속 '리딩뱅크' 수성했으며, 하나카드의 해외여행 특화상품인 '트래블로그' 카드도 히트시켰다. 올해 1분기 실적 또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으며,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순조로운 순항길에 올랐다. 하나은행은 올 1분기 1조12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340억원) 보다 9.1% 증가한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1조37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하나·외환 통합 이후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전년 동기(8432억원) 대비 17.8%(1497억원) 증가한 99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그룹의 성장을 견인했다. 1분기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4조 클럽 입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높은 점은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된다.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81.5%에서 올해 88%로 6.5%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는 2021년 32.9%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22년 18.9%, 2023년 4.7%까지 축소됐다가 지난해 15.7%로 확대됐으나, 경쟁사인 KB금융(42%)이나 신한금융(29%)과 비교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하나금융이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지목되는 이유다. 함 회장도 이를 의식해 올해 신년사에서 "사업영역의 확장과 비은행 부문의 동반 진출을 통해 수익 기반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향후 14개 계열사 간 협업 강화를 통해 비은행 수익 기여도를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율도 단계적으로 높인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주주환원율을 38% 수준까지 개선했으며, 2027년까지 5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로 내세운 상태다. 함 회장은 지난달 하나금융 유튜브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1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PB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동반성장을 위한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소상공인과의 상생실천을 위해 총 100억원 규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을 통해 전국 약 3500개 소상공인 사업장을 대상으로 경영 환경 개선 등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질 방침이다.
함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후 첫 행보로 화재 피해를 본 지역 소상공인 사업장을 찾아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함 회장은 지난 3월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소상공인 사업장을 찾아 계단 난간 페인트칠 등 실내 보수 작업을 돕고, 화재 피해 이후 어려운 자금 사정으로 교체하지 못했던 냉난방기를 지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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