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관리·내부통제 확립 철저히 이행"
글로벌 경기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그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어렵다. 특히 트럼프 제2기 행정부 출범은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한층 강화하면서 제조업은 물론 금융산업에도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대내외 시장여건 변화 속에 손실 완충력 제고와 금융그룹 차원의 금융서비스 확충 등 갈 길이 바쁘다.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들의 경영전략을 5회 (⓵KB금융 ⓶신한금융 ⓷하나금융 ⓸우리금융 ⓹농협금융)에 걸쳐 짚어본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그룹의 숙원사업인 증권과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비은행 부문의 외연 확장에는 성공했으나,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히기까지 건전성 관리와 내부통제 확립 등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 제공.


우리금융은 지난 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생명과 ABL생명 자회사 편입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와 ABL생명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지 8개월여 만이다. 우리금융은 오는 7월 초 주주총회를 소집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편입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에는 우리종합금융의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증권업에도 진출했다.

이로써 종합금융그룹으로 우뚝 서기 위한 주춧돌이 깔린 셈이다. 임 회장이 우리금융의 수장으로 취임하며 줄곧 강조해왔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는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 중 하나였다.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은행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격차를 가르는데 '비은행 계열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총 14개의 자회사를 보유했으나, 비은행 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증권·보험사가 없어 그룹의 전체 순이익 규모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리금융은 순이익의 90% 이상을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KB금융 58%, 신한금융 71%, 하나금융 88%,)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임 회장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 다각화에 공을 들인 이유다. 임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그룹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의존도를 70%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다. 특히 보험사 인수로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실적개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종 인수까지는 당국의 승인절차를 차질없이 이행해야 한다. 우리금융은 금융위에 금융사고 예방 등 내부통제 개선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그 이행 실태를 2027년까지 반기별로 보고할 것을 부대조건으로 제출해 편입승인을 받았다. 우리금융은 자본확충을 위해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우리은행 연수원과 우리금융 디지털타워, 현재 공실인 은행 지점 10여 곳 등의 매각을 검토중이다.

임 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아직 (보험사 인수) 최종 마무리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며 "수많은 고비를 끈기 있게 넘긴 끝에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자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아가는 여정 속에서 맞이한 중대한 전환점으로, 우리금융의 혁신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인 만큼 인수 이후에도 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홍콩에서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을 개최한다. 향후 주주 환원 정책과 건전성 관리 방침을 공유하는 한편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 만큼 관련 내용과 자회사 간 시너지 추진 계획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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