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도 다음달 통화 완화 속도와 관련해 '신중모드'를 견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인하 대신 숨 고르기에 나서며 가계부채 추이와 새 정부의 정책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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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도 다음달 통화 완화 속도와 관련해 '신중모드'를 견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김상문 기자 |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 4.24~4.40로 유지했다고 결정했다. 지난 1월과 3월, 5월에 이은 4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번 동결로 한국(2.50%)과의 금리 차이는 상단기준으로 2.0%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이 지난달 7일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 금리차는 1.75%p였으나, 한은이 같은 달 29일 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금리격차는 더욱 벌어진 상태다.
연준은 매 분기 말 공개하는 경제전망예측(SEP)에서 올해 말 정책금리(중간값)를 3.9%로 예측했다. 이는 연말까지 2차례 0.25%p씩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다소 높고, 경제 전망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서두르지 않고 당분간 경제지표 등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묶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수도권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10월(6조5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추가 금리 인하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 75주년 기념식에서 "경기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시급한 것은 분명하지만, 급하다고 경기부양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추가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2월 초 상승 전환된 이후 20주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 오름세는 더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셋째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6%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월 둘째주(0.45% 상승)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부동산 상승 기대감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도 가계부채 관리 고삐를 다시 죄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전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월별·분기별 목표치를 넘겨 가계대출을 취급하거나 공격적인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나선 은행들에 경고하는 한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우회해 대출한도는 높이는 사례가 있는지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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