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이달들어 약 4조원 가량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0여일만의 실적인데, 하루 기준 약 2000억원대의 자금이 시중에 풀린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 폭등, 코스피 시장 상승 등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와 더불어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조치 도입을 앞두고 은행권 가계대출이 폭증한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은행권 수장들을 소집해 안정적인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은행연합회는 23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총재 초청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총재 외에도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18개 사원은행장(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한국씨티은행, 수협은행, 신용보증기금, iM뱅크, 부산은행, 광주은행, 제주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기술보증기금,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들이 모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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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연합회는 한국은행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금융 현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23일 오후 6시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채 초청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아래줄 왼쪽부터) 강태영 농협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황병우 아이엠뱅크 은행장,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가운데줄 왼쪽부터)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 이환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백종일 전북은행장, 신학기 수협은행장, 방성빈 부산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윗줄 왼쪽부터) 정진완 우리은행장, 김태한 경남은행장, 최우형 케이뱅크은행장, 이희수 제주은행장./사진=은행연합회 제공 |
이날 간담회에서 이 총재와 은행장들은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 환경과 지정학적 갈등, 내수 회복 지연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한편, 가계부채 관리, 실물경제 지원, 금융시장 안정 등 은행산업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조 회장은 "대내외 리스크가 중첩되고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권도 한국은행과 함께 우리 경제와 국민 삶의 안정을 위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정책에 적극 협력하며, 경제의 혈맥으로서 은행권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기조하에서 주택시장 및 가계대출과 관련한 리스크가 재확대되지 않도록 은행권의 안정적인 가계부채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9일 기준 752조 749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 대비 약 3조 9937억원 폭증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2102억원씩 증가한 셈인데, 지난달 일평균 약 1612억원보다 5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빚투가 반짝했던 지난해 8월 일평균 3105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이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올해 첫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외에도 참석자들은 최근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한 은행권의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 △대출채권 담보수취 제도 △외환시장 구조개선 △국제금융전문표준(ISO 20022) 도입 등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주요사업의 성공적 추진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총재는 "은행권 현안을 포함한 주요 금융·경제 이슈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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