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구형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속 상승한 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반도체 사업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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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 DB |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는 매출 76조7968억 원, 영업이익 6조8238억 원으로 지난 1분기 실적(매출액 79조1405억 원, 영업이익 6조6853억 원)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D램 전반의 가격 상승세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반도체(DS) 부문에서 올해 2분기 약 2조2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분기 1조1000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고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이 진척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AMD에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시작했으며, 엔비디아에서도 동일 제품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해당 테스트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하반기 HBM 공급이 본격화 하면서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장에선 엔비디아향 공급 계약이 확정될 경우 삼성전자의 HBM 사업은 빠르게 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HBM은 현재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AI 반도체 필수 부품으로,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제품군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HBM 매출을 반영할 수 있을 경우 연간 실적 반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울러 반도체 가격에서도 우호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중저가 개인용컴퓨터(PC)와 노트북에 쓰이는 구형 D램인 더블데이트레이트(DDR)4 가격이 오른 영향도 있다. 실제로 시장 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b 제품 고정 거래 가격은 이달 들어 전월 대비 13%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파운드리 사업 수율 안정화 역시 긍정적인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기반 3나노미터(nm) 수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1b 공정인 HBM3E 제품 수율의 경우 실온 작동 테스트 기준 약 50%, 고온에서 시험할 때는 60~70%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1c 공정인 6세대 D램에서도 최근 60% 수율까지 끌어올렸다는 말도 흘러 나온다. 수율이 향상되면 고객사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파운드리도 의미있는 실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D램, 낸드 등 컨벤셔널 메모리 중심의 수익성이 2분기 급격히 개선된 가운데 하반기에는 HBM 공급 본격화와 파운드리 수율 안정화 등이 추가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부진 요인으로 꼽히던 반도체 사업이 저점을 지나 턴어라운드 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의 관심은 DS부문 실적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는 지에 쏠려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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