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태어나 한국서 구조… 회복 후 방류, 동해 회유 첫 실증 사례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 강원 양양 해안에서 탈진 상태로 구조됐던 어린 점박이물범을 약 3개월간의 집중 치료 끝에 자연으로 방류했다고 29일 밝혔다.

   
▲ 지난 3월 강원 양양 해안에서 탈진 상태로 구조됐다 6월 25일 동해로 방류된 점박이물범./사진=해양수산부


이 점박이물범은 당시 몸길이 약 110cm에 체중이 12.4kg에 불과할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다. 외상은 없었지만 사람을 피해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탈진해 있었으며, 구조 직후 서울대공원 해양동물 구조·치료센터로 이송돼 집중 치료를 받았다.

꾸준한 먹이 공급과 재활 훈련을 통해 개체는 건강을 되찾았으며, 6월 12일 기준 체중은 32.5kg까지 늘어났다. 회복이 확인된 뒤 25일 강릉 사근진해변 인근 해역에서 자연 방류됐다.

이번에 구조된 개체는 단순한 구조 사례를 넘어 과학적 의미도 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물범의 왼쪽 뒷다리에 부착된 ‘L0283’ 외부인식표를 통해 러시아 극동해양 자연보호구역에서 태어나 지난 3월 6일 방류된 개체임이 확인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어린 점박이물범이 우리 동해 연안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해당 개체의 동해 회유 경로를 관찰하기 위해 위성추적 장치를 부착해 방류했으며, 이후 하루 만에 방류 지점에서 북쪽으로 15km가량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장치는 약 6개월 이내 자연 탈락될 예정이며, 그동안 이동 경로와 생태 정보를 수집하는 데 활용된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앞으로도 전문 기관을 통해 다친 해양동물의 신속한 구조와 치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해양보호구역 지정과 보호생물 방류를 통해 해양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보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수부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해양동물 구조·치료 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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