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가 지속되면서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심사를 강화해 저신용자 대출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조달비용이 상승하게 되고 예금자들이 신뢰도 하락을 이유로 자금을 회수할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 사진=연합뉴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는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5일 NH저축은행의 기업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변경 근거로 한기평은 부동산 PF 대출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된 점, 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로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한기평은 보고서를 통해 "2025년 3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6%로 2023년 말 8.8% 대비 크게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이 52.4%로 부실 완충력도 미흡하다"며 "고정이하여신 2357억원 중 브릿지론이 1125억원으로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신용평가는 IBK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다.

한신평은 "2개년(회계연도 2023∼24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며 "2023년에는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299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고, 2024년에는 영업자산 축소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 및 부동산 PF 사업성평가 기준 적용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등으로 478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한기평은 또 지난달 30일 더케이저축은행의 기업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기평은 부동산 관련 여신 부실화로 자산 건전성 및 수익성이 저하된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한기평은 "2023년부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현실화하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빠르게 상승했으며, 2024년 이후 해당 지표는 10%를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하나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바뀌었다. 고려·예가람저축은행 신용등급은 A-(부정적) BBB+(안정적)로, 다올저축은행은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 JT·JT친애저축은행은 BBB(안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바로저축은행은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는 "경공매 활성화, 상각 등을 통해 PF 관련 부실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 자산건전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으로 대출영업은 소극적 기조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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