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달 급등한 국내 증시가 다름 아닌 연기금의 잇따른 매도세로 예상보다 깊은 조정을 받고 있다.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 유예 만료일을 앞둔 경계심리까지 맞물리며 7월 증시 향방에 대한 전망도 급격히 엇갈리고 있다. 국내 주식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국민연금 등 연기금으로서는 기계적으로 매도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관련 불확실성은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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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급등한 국내 증시가 다름 아닌 연기금의 잇따른 매도세로 예상보다 깊은 조정을 받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파죽지세로 상승했던 국내 증시가 하반기 첫 달인 7월 들어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15개국을 대상으로 관세 서한을 발송할 수 있음을 시사한 점,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협상에 진전이 없는 국가에 8월 1일부터 관세를 재부과하겠다’고 밝힌 점 등이 투자심리에 압박을 주고 있다.
우리 정부 협상단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음에도 우려는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연이어 미국을 방문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는 듯한 모습이지만 돌파구가 쉽사리 마련되지는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지난 6월 상승장에서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집계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072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5월까지만 해도 순매수세를 지속했다. 그러다 6월 들어서만 코스피 지수가 13.86% 급등하는 등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오히려 순매도로 전환한 모습이다. 여기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국내 연기금 중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의 경우 전체 자산에서 국내 주식 비중이 올해 목표치(14.9%)에 근접했다는 점이 원인으로 손꼽힌다. 이 경우 시장에 대한 입장과 관계 없이 주식을 순매도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비중이 12.7%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의 매도 포지션은 앞으로도 국내 증시 상승세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오는 2029년까지 국내 주식 비율을 매년 0.5%포인트씩 줄여서 결국 13% 수준까지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는 상태다. 정부가 ‘코스피 5000’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에서 국내 증시는 연기금의 비중 조절이라는 벽을 넘어야 하는 셈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코스피 급등에 시장 부담감이 높아졌지만 급등이 약세장 동반을 의미하진 않는다”면서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라 (국내 증시는) 단계적 리레이팅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증권은 코스피 12개월 목표치 상단을 3600포인트로 제시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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