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10조원 넘게 순매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개인 투자자 이른바 ‘개미’의 국내 증시 이탈이 추석 이후 더욱 심화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 개인 투자자 이른바 ‘개미’의 국내 증시 이탈이 추석 이후 더욱 심화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10조4858억 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역대급 매도세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외국인은 7조4465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매도세가 이어졌다. 지난 2일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3조2869억 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하루 순매도 기준으로는 올들어 최대치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매도세를 이어 오고 있다.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회피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가 장기간 휴장(3~9일)한 상황에서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거나 환율 등 변수가 생길 경우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7~9월)로 범위를 넓혀봐도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16조5437억 원) 규모는 역대급이다. 1998년 한국거래소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개인 투자자들은 한동안 우상향한 국내 증시가 주춤함에 따라 자금을 대거 미국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518억1354만 달러(약 212조5845억 원)다. 이달초 1336억5696만 달러(약 187조1598억 원)에서 13.58% 급증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미국 증시로의 개인 투자자의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뚜렷해진 이유로 미 증시의 상승세를 꼽는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4월 이후 2% 이상의 큰 낙폭을 기록한 적이 없었을 만큼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장기간 이어가고 있다”면서 “9월 현재까지 올해에만 28번째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미국 증시가 8~9월에 상승세를 기록했고,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테크 업종 중심으로 올랐기 때문에 미국 주식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신고가를 찍고 있지만 개인들은 되레 외면하고 있다”며 “다만 증시 대기자금으로 통하는 투자자 예탁금이 워낙 많이 쌓여 있기 때문에 연휴 이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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