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재임 시절 금감원 금융상황분석팀이 이 전 원장의 '정치컨설턴트' 역할을 맡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부서가 원장의 복장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음을 문건으로 작성·보고한 것인데, 이에 대해 이찬진 금감원장은 "(원에서) 보고받은 내용에는 전혀 없다"며 "보고가 포함되면 팀을 해체하겠다"고 강조했다.
| |
 |
|
|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윰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이복현 전 원장 시절 금융상황분석팀이 정치컨설턴트 역할을 했는데, 이 원장은 정치할 생각이 있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정치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상황분석팀은 전임 이 원장의 외부행사 이미지 연출을 위한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해당 자료에는 "패션도 정치다. 티셔츠에 담긴 메시지"라는 제목 아래 "원장님 외부행사 시에 티셔츠 문구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을 활용 가능"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입었던 티셔츠 문구가 거론됐다. 한 전 위원장은 당시 부산 방문을 염두해 롯데자이언츠의 마지막 우승년도인 '1992'가 적힌 티셔츠를, 오 시장은 CES 2024 참석 당시 서울시 슬로건인 'SE♡OUL MY SOUL'이 적힌 회색 후드티를 각각 착용한 바 있다. 두 사례를 토대로 금융상황분석팀은 이 전 원장의 외부행사에 티셔츠 문구로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박 의원은 "금융회사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산업 발전 저해요인을 분석해야 할 금융전문조직이 현안과 무관한 문건을 작성하고, 기관장 개인의 정치적 이미지를 관리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조직의 사유화·정치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
금융상황분석팀은 금감원 핵심 분석조직으로, 과거 '정보팀'으로 불렸다. 금융권 외 정·재계 등 사회 각층의 정보를 입수해 금감원장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찬진 원장 휘하의 금융상황분석팀은 이런 것을 하겠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원장은 "저런 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일주일에 한 번씩 보고받는 내용에는 전혀 이런 내용이 없다"며 "이런 보고가 포함되면 팀을 해체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 원장은 "전임 원장 시절에 있던 부분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재발 방지대책과 개선사항을 인적 제재도 포함해 의원들에게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