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59억원에서 지난해 1582억원…5년 새 6배↑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의 올해 집행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해당 사업은 과도한 의료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 15일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의 올해 집행액이 사상 최대치인 2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지원금이 2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연도별 지원 총액은 2019년 259억 원에서 2023년 1010억 원, 지난해 1582억 원으로 5년 만에 6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8월 말까지 집행된 금액만 이미 1368억 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 경신이 확실시된다.

지원 규모가 급증한 이유로는 제도 개선으로 지원 문턱 낮아지고, 제도 홍보가 강화된 점이 꼽힌다. 그동안 도움 받지 못했던 취약계층이나 제도를 몰랐던 국민들도 적극 신청에 나서면서 수혜자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3년부터 지원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기존 연 소득 대비 15% 초과였던 의료비 부담 기준이 10% 초과로 완화됐고, 재산 기준도 5억4000만 원에서 7억 원 이하로 상향됐다. 연간 지원 한도액마저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대폭 올랐다. 지난해부터는 동일 질환뿐 아니라 다른 질환의 의료비까지 합산해 지원받을 수 있게 돼 접근성이 한층 강화됐다.

이 같은 제도 변화로 과거에는 대상에서 제외됐던 가구들까지 지원 범위 안으로 들어오며 전체 집행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신청자가 폭증하면서 하반기 들어 일각에서는 예산이 조기 고갈돼 지난 10월에 일시적으로 지급이 중단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이런 '지급 중단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공단 측은 매년 하반기에 신청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예측하고, 이미 지난 7~8월 보건복지부에 예산 부족 가능성을 알리고 추가 재원 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9월부터 추가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며, 지급 중단 없이 신청 순서대로 순차적인 심사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장에서 '지급이 늦어진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실제 지급 중단이 아닌, '심사 기간' 때문이라고 공단은 설명했다. 재난적 의료비는 신청 즉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 과정을 거친다. 이 심사 기간이 기본 30일이며, 지원 대상자가 제출한 서류에 보완이 필요할 경우 최대 60일까지 소요될 수 있다.

당장 병원비와 치료비가 시급한 환자와 그 가족들 입장에서는 이 한두 달의 기다림이 매우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은 고액 의료비로 고통받는 저소득층의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전체 지원액 1582억 원 중 약 87%인 1377억 원이 의료급여·차상위 계층 및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집중됐다.

질환별로 보면, 2024년 한 해에만 암 질환에 549억 원이 지원됐으며, 그 외 질환 893억 원, 뇌혈관 질환 60억 원, 심장 질환 55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 사업의 재원은 복권 판매액으로 조성되는 '복권기금'에서 65%를 지원받고, 나머지 35%는 건강보험공단이 매칭펀드 형식으로 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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