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가 반년 만에 연 3%대로 재진입했다. 시장금리가 상승한 데다 4분기 대규모 예·적금 만기를 앞두고 은행들이 금리 경쟁을 벌인 까닭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인공지능(AI) 거품론 확산으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만큼, 투자자들이 당분간 은행 금고로 뭉칫돈을 대거 예치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신한my플러스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80%에서 연 3.10%로 약 0.30%포인트(p)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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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가 반년 만에 연 3%대로 재진입했다. 시장금리가 상승한 데다 4분기 대규모 예·적금 만기를 앞두고 은행들이 금리 경쟁을 벌인 까닭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인공지능(AI) 거품론 확산으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만큼, 투자자들이 당분간 은행 금고로 뭉칫돈을 대거 예치할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우리은행도 지난 14일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최고금리(1년 만기)를 연 2.80%에서 연 3.00%로 0.20%p 인상했다.
이들 은행에 앞서 SC제일은행은 기본금리를 인상하며 첫 3%대 정기예금 금리를 선보인 바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2일 온라인전용 상품인 'e-그린세이브예금'의 1년 만기 기준 기본금리를 연 2.70%에서 연 2.80%로 0.10%p 인상했다. 이에 우대금리 0.30%p를 합산한 최고금리는 연 3.10%로 조정됐다.
이처럼 주요 은행에 3%대 금리의 정기예금이 등장한 건 약 반년 만이다. 실제 주요 은행들은 최근 기본금리를 수차례 인상하고 있다.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2.80~2.85%를 기록하고 있다. 전월취급 평균금리(만기 12개월 기준) 연 2.46~2.50%에 견주면 금리하단이 약 0.34%p, 상단이 약 0.35%p 각각 상승한 셈이다.
은행 상품별로 최고금리를 살펴보면,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과 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이 연 2.85%로 가장 높다. 이어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신한은행 '쏠편한정기예금', KB국민은행 'KB Star정기예금' 등이 각각 연 2.80%로 뒤를 이었다.
한 달 새 금리가 꽤 오른 건 기본적으로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인상 기조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대까지 뛰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으로 금융채 1년물 금리도 거듭 상승세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8일 금융채(은행채, AAA) 1년물 금리는 연 2.820%로 집계됐다. 이는 연중 최저치인 지난 8월 14일 2.498% 대비 약 0.322%p 상승한 수치다.
1년물 금리는 연초인 1월 2일 2.956%를 기록하며 3%에 근접했는데,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8월 당시 2.4%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10월 24일 2.605%로 2.6%대를 회복했고, 이달 3일에는 2.715%로 2.7%대까지 상승했다. 지난 12일 금리가 2.825%를 마크한 후 2.8%대에서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아울러 은행들이 연말 유동성 방어, 단기 자금 유치 등을 이유로 금리를 인상한 점도 있다. 주요 은행들의 예·적금 만기가 올해 4분기에 집중된 까닭이다.
이와 별개로 최근 국내외 주식을 비롯 비트코인과 같은 투자자산은 급격한 조정을 받고 있다. 특히 AI 거품론이 불거지면서 코스피는 전날 약 3.3% 급락한 3953.62까지 추락했고, 다우지수·S&P500·나스닥도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금리 상승세 속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재테크족도 은행 금고에 더욱 자금을 예치할 전망이다. 실제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보름새 8조원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74조 1643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 965조 5689억원 대비 약 8조 5954억원 증가했다. 이는 일평균 약 5056억원 급증한 수치로, 지난 5월 기록한 일평균 5934억원 증가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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