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혁명 기도 부림사건연루자 양심수 미화는 논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간적 매력과 삶의 여정을 매력있게 만들면서도 공산혁명을 기도한 부림사건을 양심수의 민주화투쟁으로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영화 ‘변호인’이 최단기간에 관람객 900만명을 돌파했다.

변호인은 12일 오전 11시 누적 관객수 906만4204명을 기록했다고 배급사측이 12일 밝혔다.

변호인은 개봉되자마자 각종 흥행기록을 갈아치웠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5일 만에 200만, 7일 만에 300만, 10일 만에 400만, 12일 만에 500만, 14일 만에 600만, 17일 만에 700만 관객, 19일 만에 800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변호인은 이 기세를 몰아 25일 만에 900만의 고지를 돌파했다. 대망의 1000만명 고지의 9부능선을 가뿐히 넘은 것이다.

   
▲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기치로 평생을 살아온 노무현 전대통령을 그린 영화 변호인이 12일 900만명을 돌파했다. 조만간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변호인은 노무현의 인간적 매력을 잘 묘사했지만, 공산혁명을 기도한 부림사건 연루자들을 양심수로 미화하는 등 반체제적인 내용도 있어 논란이 적지 않다. 그만큼 변호인은 좌파의 문화코드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변호인의 흥행 속도는 기존 1000만명을 돌파했던 ‘7번방의 선물’(27일 만에 900만 돌파)과 ‘광해’(31일), ‘왕이 된 남자’(31일)보다 빠른 편이다. 영화사에 기념비적인 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이는 32일 만에 900만명을 돌파한 '아바타'의 흥행기록을 일주일이나 앞선 것이기 때문이다.

‘변호인’은 고졸출신 인간 노무현 전대통령(송강호가 송석우 변호사로 분장)의 매력과 인간미,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인권변호사로서의 이미지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강호가 극중 송석우 변호사를 통해서 노전대통령의 인간적 행적을 너무나 잘 그려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변호인은 80년대 초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 혁명을 기도한 부림사건 관계자들을 지나치게 양심수로 미화시키고, 당시 경찰 등 공안공무원들이 지나치게 인권을 말살하고, 가혹한 고문행위나 일삼는 악당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부림사건 관계자들은 양심수가 아닌 공산주의혁명을 꾀한 국가보안사범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고문을 받았던 것은 인권측면에서 문제가 있지만, 이들의 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변호인은 양우석 감독의 데뷔작이다. 양감독에게는 커다란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었다. 여기에 '사람답게 사는 세상' 건설을 기치로 살아온  노전대통령에 대한 추모분위기도 합세해서 ‘변호인’은 한국 최고의 흥행영화로 길이 남을 전망이다.

그러나 반체제사범에 대한 미화논란은 여전히 비판을 받고 있다. 좌파 및 진보진영이 지난 대선에서 두 번이나 패배한 후에 느끼는 박탈감과 상실감, 분노 등이 변호인을 통해 위안을 받고 힐링하는 측면도 강하다. 다만 감수성이 강한 젊은 세대들이 이 영화를 보고 우리나라 정부나 체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을까 우려된다. 과거에 이루어진 인권유린이 지금에도 지속된다고 잘못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좌파들은 이 점을 집요하게 제기해왔다.

더욱이 변호인돌풍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둔갑할 소지가 없지 않다. 노무현전대통령=좌파정권=착한 정권=양심적인 정치집단으로 프레임지우고, 박정희전대통령=박근혜대통령=독재정권으로 부정적 프레임을 씌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화는 영화 그자체다. 예술작품으로서 인정해줘야 한다. 영화에서 이데올로기를 찾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영화가 문화전쟁과 문화코드의 중요한 전위대 및 진지역할을 해왔다. 이런 점에서 변호인은 흥행에선 대박이지만, 좌파는 선하고 우파는 독재라는 잘못된 이분법을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태생적인 흠결도 가지고 있다. [미디어펜=연예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