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서울 시내 판잣집과 비닐하우스집 10가구 중 7가구가 최고급 아파트가 밀집된 서울 강남·서초구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 시내 소재한 '주택 이외 거처' 중 판잣집·비닐하우스집은 총 2279가구였으며 이중 강남구에 절반이 넘는 1258가구(55.2%)가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악구에 있는 판잣집·비닐하우스집은 349가구(15.31%)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서초구는 239가구(10.49%)로 그 뒤를 이었다.

판잣집·비닐하우스집 거주가구는 강동구(4.34%), 동작구(3.25%) 등에도 상당수 있었으며 종로·광진·중랑·성북·금천·중구 등 6개구에는 단 한 가구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시내에 있는 판잣집·비닐하우스집 10가구 중 7가구(65.7%)가 강남·서초구에 몰려있는 셈이다.

강남·서초구에서 판잣집·비닐하우스보다 더 열악한 '기타' 거처에 살고 있다고 답한 가구 수도 각각 3천526가구(4.89%), 2천236가구(3.06%)로 서울지역 전체 '기타' 거처 가구의 8%에 달했다.

'기타'는 주택 이외의 거처 중에서 오피스텔, 숙박업소 객실, 기숙사나 특수사회시설, 판잣집 등을 제외한 곳으로 공사장 임시막사와 종교시설, 상가, 찜질방, 노숙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이 같은 현실이 무색하게 강남·서초구는 가구당 주거면적 등 평균 주거여건이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가구당 주거면적을 보면 서초구가 83.3㎡, 강남구가 75.2㎡를 기록하며 서울 자치구 중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서울 시내 평균이 62㎡라는 점을 고려하면 강남·서초구 주민들은 평균적인 서울시민보다 4∼6평 더 큰 집에 사는 셈이다.

서초·강남구의 1인당 주거면적은 각각 31.3㎡, 30㎡로 서울 자치구 중 각각 1·3위를 기록해 다른 자치구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강남·서초구는 최고급 아파트가 몰려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부자 동네'로 이 지역에 극빈층도 가장 많이 몰려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강남·서초구는 최근 몇 달 새 일부 아파트와 분양권 가격이 수억 원씩 올라 투기과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남구에는 대표적인 판자촌인 구룡마을을 포함해 달터마을, 산청마을 등 판자촌이 다수 형성돼있다.

염곡마을, 샛마을 일부 지역에는 불과 몇 년까지도 200여개 비닐하우스촌이 산재해있었다. 서초구에도 성뒤마을 등 일부 판자촌이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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